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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텀프 공연/음악으로 승화된 놀라운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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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텀프 공연/음악으로 승화된 놀라운 ‘난장판’

입력
1996.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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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잡동사니로 충격적 리듬 선사연극인지 음악인지 분간할 수 없다. 「스텀프」는 어느 갈래에 딱 집어넣을 수 없는 난장판이다. 말 한 마디 없이 8명의 배우가 신나게 두드리고 때리면서 폭소를 자아낸다. 절묘한 리듬의 연속이다. 관객은 소리치고 손뼉으로 장단 맞추며 환호한다. 「스텀프」는 발을 세게 구르는 소리를 뜻하는 말이다.

15분간의 빗자루 음악을 생각해보라. 쓰윽 쓰슥 싹싹 쿵쿵 쾅 탁 탁탁 찌익…. 쓸고 문지르고 마룻장이 꺼지라고 내려치는 등 빗자루는 놀라운 음악을 들려준다. 「스텀프」에 등장하는 악기는 이렇다. 주렁주렁 걸려있는 깡통, 드럼, 철판 따위 후줄그레한 잡동사니, 바닥에 놓인 쓰레기통, 라이터, 비닐봉지, 신문지, 망가진 씽크대, 막대기 등과 몸 그 자체.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통은 여러 조의 팀파니에 맞먹는 강력한 음향을 과시한다. 밧줄에 매달린 채 좌우로 오가며 허공에 걸린 깡통이나 철판을 때린다든지 어둠 속에서 찰칵찰칵 라이터를 켜서 만드는 음악 등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다.

익살도 있다. 씽크대 통을 목에 걸고 나와 설거지 해가면서 드럼처럼 연주하는 모습이라니. 덕분에 객석 맨 앞줄은 즐거운 물벼락을 맞기도 한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관객들의 리듬감. 배우가 유도하는 복잡한 리듬을 수백명이 똑같이 따라한다. 그 완벽한 일치에 배우가 되레 놀라서 말했다. 『아이구 맙소사』. 12월1일까지 호암아트홀.<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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