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흙과 불이 빚어낸 다양한 도예세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흙과 불이 빚어낸 다양한 도예세계

입력
1996.11.25 00:00
0 0

◎대형 누에고치상 등 실험성 강한 작품들­배진환전/세라믹으로 재탄생한 세계의 명화들­‘클레이 워크’전/토박이 옹기·뚝배기 등 전통그릇의 질박한 멋­한상훈전흙과 불, 그리고 시간이 만나면 하나의 세계가 생겨난다. 그것은 때로 예술성을 강조한 「도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우리네 일상으로 들어와 질그릇이라는 이름을 입기도 한다.

이슈가 될만한 큰 전시가 조금은 뜸해지는 11월 마지막 주, 서울에선 흙과 불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도예의 세계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25일부터 12월3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토·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배진환전」에서는 도예를 「쓰임새」와 연관지으려는 시각을 거부, 예술로서의 도예를 강조하려는 실험성 강한 작품이 선보인다. 경기대 교수인 배씨는 미국 현대도예의 2세대로 불리는 재미 일본인 준 가네코에게서 사사 받았는데 스스로 가마와 배합토를 만들어 쓴다. 흔히 「불의 심판」이라는 도예. 하지만 불의 우연성을 배제하고 싶다는 게 그의 욕심이다.

이번 전시에서 배씨는 누에고치, 생강, 땅콩 모양의 대형 도조작품을 선보인다. 이 세가지는 모두 비옥한 땅에서 성장하는 것이어서 그 근원인 흙으로 생산물의 모양을 만들어 냈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또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누에고치 도조상은 세상과는 담을 쌓고 제 가족, 제 집만 챙기는 코쿤족(누에고치족)을 풍자하는 의미도 갖는다. (02)511―3398.

30일까지 갤러리 현대에서 전시되는 「클레이 워크」전에는 일본의 오츠카 오미 공방에서 제작된 세라믹 명화들이 전시된다. 정창섭 김창열 박서보 등 한국의 모노크롬 대가들과 미국작가 로버트 라우젠버그의 그림을 세라믹 판에 옮겨 1,200℃의 고온에서 6시간 구워낸 작품들이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도자기 공방으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오츠카 오미 공방이 오는 98년 건립할 국제미술관에 설치될 작품들로, 이 공방에는 세계 각국의 명화들이 세라믹 작품으로 장르를 옮겨 전시될 예정.

『진짜 그림 속 모나리자의 미소는 변해도 세라믹 작품 속 미소는 3천년을 간다』는 게 세라믹 작품의 의의를 설명하는 이 공방측의 설명이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 라우젠버그의 작품은 사진 신문 조각 등 다양한 이미지의 콜라쥬 작품으로 작가가 공방서 직접 제작한 것이다. (02)734―6111.

질박한 멋과 쓰임새를 가진 전통의 우리 그릇은 28일부터 12월10일까지 종로구 관훈동 통인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남 벌교읍 징광리에서 만들어진 전통 도예가 한상훈씨의 작품들은 광명단을 섞은 유약 대신 갈잎재를 섞은 유약을 발라 이레동안 불을 지펴 만든 토박이 옹기들과 약탕기, 약솥, 뚝배기같은 친근한 일상용품들이다. 8개 옹기 한 질은 서민들이 구입하기에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약탕기며 뚝배기같은 소품들은 몇만원대의 만만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02)733―4867.<박은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