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중­한일 정상 대화 요지

◎김 대통령 “제네바합의 원칙 변함없어”/클린턴 “한국과 협의없이 북과 대화 안할것”/강택민 “미중 관계개선에 한국의 역할 부탁”/하시모토 “북 잠수함 피해 유족 심심한 조의”24일 하룻동안 잇달아 열린 한미·한중·한일 연쇄정상회담은 한반도문제에 관한 진지한 대화로 이어졌다. 다음은 김대통령과 각 정상간의 대화 요지.

▷한미 정상회담◁

▲김대통령=재선을 축하한다. 향후 4년간 재임기간 중 한미 우호·동맹관계가 더욱 심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클린턴 대통령=김대통령과 계속 함께 일할 수 있게되어 반갑게 생각한다. 6번의 만남과 수많은 전화통화를 통해 구축한 정상간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모든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

▲김대통령=잠수함 사건은 무장공비 전원이 장교로 구성된 점에서 정전협정 채결 이후 처음있는 중요한 도발이다. 한미양국이 긴밀한 협의에 따라 공동대처해야 한다. 남북평화공존을 위해 앞으로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수로사업을 진척해나가기가 어렵다. 국민과 국회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클린턴 대통령=잠수함사건은 불행하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다. 이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며, 한국민의 안보에 대한 우려도 이해한다. 한미안보공약은 확고하다. 잠수함사건 해결과정에 양국이 공동대응해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대통령=북한이 미국하고만 얘기하고 우리를 배제하려는 경향이 있다.

▲클린턴 대통령=한국정부와 협의없이 북한과 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네바합의와 경수로사업 이행 약속은 지켜져야한다. 제네바합의구도가 깨지면 안보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

▲김대통령=제네바합의 이행과 4자회담 추진 원칙에는 변함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이 무장공비를 보내 양민을 학살하는 마당에 누가 기술자(경수로부지 조사단)을 보낼 수 있는가. 북한의 납득할 만한 사과가 있어야한다.

▲클린턴 대통령=협의 결과를 공동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북한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한중 정상회담◁

▲김대통령=미중관계가 잘 유지돼야 동북아정세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과거에도 양국 관계개선에 관심갖고 클린턴 대통령, 고어 부통령 등과 얘기한 것이 사실이다. 두 정상간 상호교환방문이 예정돼 반갑게 생각한다. 오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겠다.

▲강주석=미중관계 개선에 김대통령께서 관심과 도움을 주신데 심심한 사의를 표명한다. 미중 정상이 상호방문키로 했지만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97년 하반기 15차 공산당전당대회가 끝나고 방미를 검토할 생각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언제든 환영한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개선에 김대통령의 역할을 부탁한다.

▲김대통령=우리가 같은 동포로서 어려움을 돕기 위해 식량도 지원하고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등 평화적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나 북한이 성의를 배반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중국이 영토보전을 중시하는데 잠수함 침투사건은 영토침해이며 침략행위이다. 경수로사업과 4자회담 추진하지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한다.

▲강주석=남북관계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야기된 한반도 경색이 남북한간 대화를 통해 쌍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 바란다.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있다.

▷한일 정상회담◁

▲김대통령=총선에서 다시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

▲하시모토 총리=좋은 시간을 만들어줘 감사한다. 지난번 전화로 말씀드렸는데 북한 잠수함 사건으로 피해를 본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명한다.

▲김대통령=잠수함 침투 사건에 따른 한국민의 충격을 감안할 때 북한은 반드시 사과해야한다.

▲하시모토 총리=북한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를 해야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마닐라=장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