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강력메시지 공감 언론발표문 채택○…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휴일인 24일 하오 4시15분부터 마닐라 필리핀중앙은행 5층 회의실 그린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맡은 정부실무팀은 클린턴 미 대통령 일행의 마닐라 도착이 늦어져 미국측과의 입장조율에 큰 곤란을 겪었다. 실무팀은 이번 회담의 민감성과 중요성에 비추어 미측과의 사전 입장조율을 기대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 일행이 회담 하루전인 23일 마닐라에 도착, 곧바로 휴식에 들어간데다 24일 아침에도 의전계획 등에 밀려 정책조율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지못했다. 이에따라 회담에 대한 정부의 사전 브리핑이 1시간 이상 늦어지는 등 차질이 속출했다.
○…한편, 한미양측은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발표할 지 아니면 별도 발표문을 생략할 지를 두고도 장시간 숙의했으나 결국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차원에서 언론발표문을 내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사전조율 과정에서 회담 의제를 안보문제에 국한키로 하고 배석자도 안보관련 각료로 제한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대북문제에 할애했다. 이에따라 우리측에서 유종하 외무장관 박건우 주미대사 윤용남 합참의장 반기문 외교안보수석 윤여준 공보수석 등이, 미국측에서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레이니 주한대사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 샌디 버거 백악관안보담당부보좌관 샌디 크리스토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 윈스턴 로드 국무부차관보 등만이 참석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동시에 회담장에 들어선 두 정상은 마닐라에서의 매우 바쁜 일정과 잠수함사건 등 각종 현안에도 불구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회담에서 김대통령은 『잠수함 침투사건은 명백한 침략행위이자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약속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잠수함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강택민(장쩌민) 중국국가주석,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와 잇따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정세와 경제교류문제를 논의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후에도 18개 APEC 회원국 정상들과 각국 APEC경제자문위원(ABAC)들이 펼치는 대화행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 등 정상들은 ABAC와의 대화에서 로몰로 ABAC의장(필리핀)이 보고한 실질적인 역내 경제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기업인들과 약 45분간 자유토론을 벌였다.<마닐라=신재민·장인철 기자>마닐라=신재민·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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