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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제팀 ‘발등의 불’ 국제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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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제팀 ‘발등의 불’ 국제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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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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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적자 455억원 달갑잖은 세계 2위/‘대통령 특명’‘물가안정’ 사이 해법 고심국제수지방어가 경제운용의 최대현안으로 떠올랐다. 오죽 했으면 김영삼 대통령이 한승수 경제팀에 대해 『내년도 국제수지적자폭을 올해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라』고 지시했을까.

정부는 국제수지문제에 관한한 속수무책이다. 정부는 올들어 경상수지개선대책을 6차례나 발표하는 등 국제수지방어를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경상수지적자폭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력 10% 향상대책을 비롯 올들어 6차례의 경상수지개선대책이 발표됐다』며 『이러한 대책들이 내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첫 대책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매달 한번꼴로 새로운 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지시는 이들 대책이 약효가 없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어 정부가 약효도 없는 적자대책을 남발하며 경상수지적자폭에 지나치게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적자는 가공할만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와 정책당국자들은 올해 경상수지적자폭을 최소 20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아시아에서 1위, 전세계적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달갑지 않게도 경상수지적자부문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달게 된 것이다.

또 올해의 경상수지적자 200억달러는 한달 평균 16억7,000만달러, 하루평균 5,479만달러(약 455억원)의 꼴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올들어 매일 455억원의 적자를 내는 부실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한부총리에게 국제수지방어에 최대역점을 두라고 특명을 내린 것도 이같은 심각성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의 경상수지적자폭을 55억달러로 잡고 경제운영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저지선」은 불과 4개월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1∼4월의 적자가 69억달러에 달한 것이다. 깜작 놀란 정부는 5월이후 한달에 한번꼴로 각종 국제수지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효과는 전무. 오히려 적자폭은 늘어나기만 했다. 정부는 국제수지적자억제선을 계속 상향조정하는 등 저지선 후퇴작전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제는 물러설 땅이 없어진 것이다.

한부총리―이석채 경제수석라인이 8월 입각, 「9·3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이것도 역부족인듯 경상수지적자가 9월말 현재 17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승수 경제팀은 그동안 금기시해왔던 상업차관 및 현금차관허용 등을 포함한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정책으로 실지회복에 나섰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연일 오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상업차관(현금차관)허용과 환율상승(원화평가절하)은 수출경쟁력을 높여 국제수지방어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물가안정에는 최대의 악재. 정부는 그러나 물가안정이라는 국정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재계는 벌써 한승수 경제팀이 김대통령의 특별지시를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승수 경제팀의 국제수지방어 승부수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게 됐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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