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잡고 대관령을 넘으며소설가 이순원씨는 올 5월에 초등학교 6년생인 아들과 함께 대관령 서른일곱 굽이 60리 길을 걸어서 넘었다. 아들이 학교라는 데를 들어간 뒤 『저게 언제나 대관령을 걸어 넘나』하는 생각을 늘 해왔던 이씨는 그냥 아이와 함께 그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강릉 출신인 작가는 어린 시절 늘 대관령을 보고 자랐다. 그리고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새로운 세계가 있고, 파랑새도 있는 듯했지만 쉽게 넘을 수는 없었다. 그 너머는 품팔러 가거나, 대처의 학교로 가거나, 서울로 돈벌러 가는 어른들의 세계였을 뿐이었다.
그 산의 풀과 나무들을 키우고 가꾼 세월이 느릿하게 흘러, 작가는 어느새 아버지가 되었고, 마침내 아들과 길을 나섰다. 그는 「아버지는 없고 아빠만 있는 시대」에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씨의 새 소설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그가 아들과 대관령을 걸으면서 나눈 이야기들이다.
살면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 지켜야 할 덕목들, 대관령의 푸른 나무와 길섶의 들풀들, 그것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걸은 길의 이야기다. 해냄간 5,500원.<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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