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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자금 파문 러 추바이스/실각이냐 재신임이냐 기로(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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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자금 파문 러 추바이스/실각이냐 재신임이냐 기로(뉴스메이커)

입력
1996.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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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와병중 러시아 정치판을 주물렀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행정실장이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추락위기를 맞았다. 크렘린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일컬어지는 대통령의 둘째딸 타치아나 디아첸코의 강력한 후원으로 러시아의 「수술정국」을 주도했던 추바이스가 6월 대통령 선거당시 불법 선거자금을 조성하고 이의 폭로를 막기위해 공작했다는 사실이 폭로돼 거센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국가두마(하원)는 22일 정치 스캔들에 휩쓸린 추바이스의 권한을 검찰 조사가 끝날때까지 잠정 중지시켜줄 것을 옐친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따라 추바이스는 옐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1월 사유화장관에서 전격 물러난지 10개월만에 또 다시 실각이냐 재신임이냐의 갈림길에 서게됐다.

승승장구해온 추바이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지의 한 폭로기사. 이 신문은 최근 옐친 대통령의 선거운동 현장책임자가 6월19일 50만달러를 담은 박스를 운반하다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 크렘린경호실팀에 의해 체포된 후 추바이스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빅토르 일류신 부총리와 대책을 협의하는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거자금을 총괄해온 추바이스는 선거운동원 체포 사건을 코르자코프측이 결선투표를 무산시키려 한다는 음모로 몰아 그를 크렘린에서 축출한 뒤 『이 사건이 7월3일의 대선 결선투표까지 확대되서는 안된다』며 연방보안국(FSB)과 검찰청에 수사 연기를 요구하는 등 공작을 벌였다.

추바이스 등 관련자들은 이 테이프가 정치보복을 노리는 코르자코프측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이 추바이스를 급히 모스크바 인근의 요양원으로 불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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