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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칼럼으로 피소 불 바르도(지구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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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칼럼으로 피소 불 바르도(지구촌 인물)

입력
199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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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이민자 너무 많아 수많은 양 살육/꼬마들은 피로 목욕”왕년의 인기 육체파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62)가 법정에 서게 됐다. 72년 스크린에서 돌연 은퇴한 후 줄곧 극성스런 동물보호운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바르도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민사소송에 걸린 것이다.

프랑스 법원 소식통들은 그가 올 4, 5월 신문잡지에 기고한 칼럼이 회교계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담고 있는 데 대해 반인종차별주의 단체 2곳에서 소송을 제기, 내달 19일 법정에 불려나와 증언하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보수지인 르 피가로 4월 26일자에 실린 바르도의 칼럼 내용은 대략 이렇다.

『지금 우리 조국 프랑스는 외국인, 특히 회교도들의 계속된 침략이라는 축복을 누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모스크(회교사원)가 번창하는 반면 성당의 종소리는 신부 부족으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돼가고 있다. 회교도들은 종교의식이라며 죄없는 양을 학살한다. 수만 마리의 불쌍한 양들이 시퍼런 칼날에 목이 잘려나가고 서투른 도살자들이 종교적 제스처를 수도없이 반복하는 동안 꼬마들은 철벅거리며 피로 목욕을 한다. 회교도 이민자가 너무 많다. 이민이라도 떠나야겠다』

바르도가 북아프리카 출신이 주류인 회교도 이민자들에게 유별나게 혐오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이들이 프랑스에 와서도 회교의식을 위해 양을 도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외국으로 망명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바르도는 현재 이민규제를 강령으로 내건 극우정당 민족전선 당수의 보좌관인 4번째 남편과 살고 있다. 그는 『당신은 왜 불쌍한 사람들을 돕자는 운동은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간을 돕는 사람은 많지만 동물을 보호하는 사람은 아주 적기 때문』이라고 답하곤 했다. 동물을 그토록 사랑하는 그가 인간차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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