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용환 사무총장의 「목동회동」을 둘러싸고 양당 사이에 자존심을 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만나자고 제의 했느냐는 것을 놓고 체면싸움을 하고 있는것이다.자민련은 김대중 총재의 「선제의」를 주장했다. 김용환 총장은 21일 『지난 10월20일 경북 봉화 현불사에서 열린 호국영령위령대제에서 우연히 김총재를 만났을때 「필리핀에 가기전에 점심이나 함께하자」는 말씀을구했다』고 자신이 「손님」 입장이었음 밝혔다. 그는 이 사실을 김종필 총재에게 바로 보고한뒤 허락을 받아 일정을 잡았다고 회동과정을 설명했다. 자민련 내에서는 김총장이 평소 김총재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많이하는 편이라 밀담 상대자로 선택됐을 것으로 추측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국민회의의 주장은 정반대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봉화에서 두사람이 만난 이후 김총장이 「김총재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며 면담일정을 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이 말속에는 『김총장이 요청하는 것이 격식상 당연하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이 관계자는 『누가 먼저 제의를 한 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다』고 김총장의 발설을 못마땅해 했다. 그는 특히 『회동 사실이 어떻게 공개됐는지 모르겠다. 국민회의에서는 말 할 사람이 없는데…』라며 자민련을 의심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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