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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류시훈/“일 열도는 우리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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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류시훈/“일 열도는 우리땅”

입력
199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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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타이틀중 5개 휩쓸며 ‘기세’지난 7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토시에서 한국바둑의 자긍심을 다시 한번 드높이는 낭보가 날아 들었다. 80년대초 한국 바둑붐을 일으키는데 커다란 역할 을 했던 조치훈 9단이 다케미야 마사키(무궁정수) 9단으로부터 「명인」을 빼앗아 일본 바둑사상 두번째 「대3관」을 이뤄냈다.

「기성」 「본인방」 「명인」 등 일본 3대 타이틀 석권을 뜻하는 「대3관」은 첫기록 또한 83년 조9단이 세운 것이었다. 조9단은 최근 본인방 방어전에서 류시훈 7단에 4대 2로 이겨 본인방 8연승·10회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낭보는 또 이어졌다. 8일 「천원」 방어전 5번기 제1국에서 림해봉(린하이펑) 9단의 기선을 제압한 류시훈 7단이 14일 대만출신 왕립성(왕리청) 9단에 완승, 3대 0으로 「왕좌」타이틀을 추가했다.

이로써 일본 7대 타이틀 가운데 요다 노리모토(의전기기)가 갖고 있는 4, 7위의 「10단」 「기성」을 제외한 5개 타이틀을 한국출신이 나눠 갖게돼 일본 바둑계의 한국바람은 사상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같은 한국바람에 대한 일본언론의 반응은 흥미롭다. 조9단의 대3관, 류7단의 2관왕 달성후 일본 언론은 한결같이 이들에게 국제기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줄 것을 주문했다. 두사람이 모두 한국출신이지만 어려서 일본에 건너와 일본바둑계에서 성장했음을 강조, 「일본제」임을 부각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 바둑 랭킹 1위에 당당히 올라 있는 조9단의 장래는 아직도 밝다. 13년만에 두번째 대3관의 위업을 달성한 그의 생명력은 기라성같은 고수가 명멸하는 일본 바둑계에서 지극히 예외적인 것이다.

「욱일승천의 기세」 「초특급」이라는 찬사를 모으고 있는 류7단의 앞날도 밝다. 일본의 고수중 가장 어린 25세의 그는 지난해 「천하의 조9단」에 파죽의 3연승을 거둬 파란을 일으킨 왕립성 9단의 돌풍을 최근 「왕좌전」에서 잠재워 일본 바둑계의 「3국시대」를 열었다.

조9단과 류7단은 11월 15일 현재 42승 13패, 34승 19패로 각각 올해 승률 공동 1위, 공동 4위로 순조롭게 돌을 놓고 있다.

류7단보다 1살 많은 조선진 8단(26), 17살 동갑내기인 김광식 2단·김수준 초단도 일본 바둑계의 한국세에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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