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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하수국 “악취 진동”/서울시­하수관업체 유착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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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하수국 “악취 진동”/서울시­하수관업체 유착 비리

입력
199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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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로비·담합입찰 부패사슬 입증/“로비 3억 사용” 연루자 더 있을수도서울버스 비리사건에 이어 최경준 전 서울시하수국장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22일 검찰에 구속돼 서울시와 업체의 유착비리가 뿌리깊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씨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서울의 하수행정을 총괄해온 책임자이고 하수처리과장 김근섭씨(불구속), 하수계획계장 정철권씨(구속)는 담당실무자로 2006년까지 2조원대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하수관 정비사업의 입안자들이다.

검찰수사로 확인된 서울시와 업체의 유착은 신공법인 「비굴착식 공법」 도입과정에서 비롯됐다. 신공법은 내시경과 특수플라스틱 등을 이용해 도로를 파헤치지 않고 깨진 하수관을 보수하는 첨단공법으로 교통체증 등을 일으키지 않고 단기간에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일제때부터 매설된 서울시 하수관은 용량이 부족하고 굴곡이 많은 지형 등을 고려할 때 땜질식 보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기존 개착식 공법으로 시공하는 업계의 반발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삼일공영 등 신공법을 도입한 업체들은 업계의 반발무마와 신공법도입을 위해 서울시에 조직적인 로비를 했고, 신공법 도입이 결정되자 시범지역인 용산구 하수관 정비공사에 담합입찰해 공사권을 나눠가졌다.

서울시 하수관 정비사업 비리는 주무국장이 구속됐지만 큰 폭발력을 지닌 불씨가 살아 있어 검찰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업체들이 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첩보가 입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수사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이 업체들이 5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2억원을 입찰에 참가하려던 업체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진술을 일부 업체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현대본드건설 등 7개 업체가 후발업체인 강서개발에 입찰포기를 조건으로 2억원을 준 사실이 수사결과 밝혀졌다.

결국 로비자금조로 추정되는 나머지 3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최 전국장 등에게 전달된 2천8백만원과 용산구청 공무원들에게 「떡값」조로 준 2백만∼3백만원 등 3천만원 정도만이 확인됐을 뿐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용산구의 하수관사업에 참가했던 7개 업체의 예금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의 고위간부들과 정치권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시가 신공법의 기술심사를 하지 않았고 기존공법보다 공사비가 20% 이상 비싼데도 이를 채택한 배경 등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의 폭발성을 감안한 듯 『아직 다른 서울시 간부나 정치권 인사들의 비리혐의가 포착된 것은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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