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는 역시 남대문」이라는 생각과 「남대문은 국보 1호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맞서 있는 가운데 문화재관리국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서울대가 자체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22일 동시에 발표했다. 이 결과 시민들은 「그냥 두자」는 쪽인 반면 서울대생들은 「바꾸자」는 의견을 나타냈다. 문화재관리국은 28일 교체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서울시민 67.6% “그대로 두자”/문화재관리국 조사
문화재관리국이 최근 시민 1,000명과 문화재전문가 144명(문화재위원 49명,전문위원 95명)을 대상으로 국보 제1호 재지정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시민의 67.6%, 문화재전문가의 59.2%가 「그대로 두자」는 데 동의했다.
여론조사기관인 (주)극동조사연구소가 최근 2년 이내에 박물관과 사적지 등 문화재를 탐방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67.6%인 676명이 국보 1호의 재지정에 반대했다.
반대자들은 국보 제1호의 번호는 문화재의 가치순서가 아닌 단순한 관리번호이며 문화재가치에 대한 우열을 매긴다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교체시에는 국내외의 각종 문헌자료를 수정해야 하는 등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교체를 찬성하는 경우 문화재전문가의 40.4%, 시민의 54.6%가 그 대안으로 훈민정음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석굴암, 팔만대장경, 다보탑, 첨성대 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이기창 기자>이기창>
◎서울대생 57% “다시 지정해야”/임효재 교수 조사
서울대 임효재 교수(55·고고미술사·문화재위원)가 학부 및 대학원생 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57%(150명)가 재지정을 지지했다. 재지정 이유로는 「남대문은 국보로서 대표성이 없다」는 의견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역사적 예술적 가치부족(9명) ▲일제가 일방적으로 지정했기 때문(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국보 1호로는 훈민정음(117명)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이 석굴암(33명)이었다. 팔만대장경(4명)과 석가탑 다보탑 고려청자 등을 우리나라의 간판으로 삼자는 의견도 있었다. 임교수는 『문화재의 국보 지정순위가 가치서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보1호는 우리 문화를 상징하는 것인 만큼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현재 문체부가 1934년 일본인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우리의 문화재를 정비하고 있는 만큼 국보 1호 재지정도 당연히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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