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신호탄일 대장성이 전후 최초로 경영파탄에 빠진 한와(판화)은행에 대해 업무정지명령을 내려 일본에도 은행도산 시대의 막이 올랐다. 과거의 구제정책을 포기하고 은행 역시 시장원리에 따라 도산·소멸하는 길로 가게 내버려두겠다는 의미다.
채무초과액이 200억엔, 불량채권액이 1,900억엔을 넘은 한와은행은 예금보험기구나 정리회수은행을 통해 예금환불과 채권회수업무만 끝낸 뒤 간판을 완전히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금을 받아 기업에 빌려주기만 하면 돈을 벌고 혹시 잘못돼도 경제혼란을 이유로 정부와 일본은행이 구제해 주던 은행들의 「무사안일식 태평세월」이 거품경제가 깨지면서 종말을 고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는 변화이기도 하다.
자금은 많지만 실물부분과 연결시키는 금융서비스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오래전부터 받아온 일본은 2001년까지 금융개혁 완수를 목표로 법안을 준비중이다. 간단히 말해 금융시장의 자유화, 투명화, 국제화를 통해 미국수준의 경쟁과 자연도태의 환경을 도입하겠다는 얘기다.
은행, 증권업무를 광범위하게 취급하는 「유니버설 뱅크」의 도입과 리스크가 높은 파생금융상품 활성화 등은 체력이 약한 은행들을 한와은행의 길로 나가게 만들 수 밖에 없다.
한와은행의 도산처리는 일본도 금융시장의 빅뱅(대폭발)에 따른 판도변화가 머지않았음을 예고하는 사건이기도 하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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