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는 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로 능형(마름모꼴)의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학계는 다시 고기의 맛과 색깔로 그 종류를 23개로 나누고 있다. 대개 햇빛에 말려 먹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날회로 먹는다. 그나마 보름이상씩이나 발효시킨 후 독특한 냄새까지 즐기며 먹는다.전남 목포와 인근 섬지방에서 즐겨 먹기 시작해 지금은 「홍탁」으로 전국에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차지하는 것은 흑산홍어. 해마다 가을이 되어 황해(서해)에서 내려와 제주도―전남해역에 머무르는 동안 신안해역에서 잡힌다. 이 때의 홍어는 껍질이 얇고 살결이 두꺼운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붉은 빛을 띠어 입맛을 더해준다. 다른 홍어는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하며 오래 되면 검은색으로 변한다. 빈항아리에 짚과 함께 넣어 곤충침입을 막으며 발효시키는 것도 전남지방에서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러 발효시켜 먹는데도 뒤탈이 없는 것은 의학계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 흑산홍어가 곧 사라질 위기에 있다. 근년들어 격감한 어획량에 치솟는 인건비와 출어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88년(37척) 91년(14척) 95년(3척)에 이어 이제 마지막 1척뿐인 청신호(7톤·선주 김광식·48)마저 올 연말을 끝으로 조업정지를 선언한 것이다. 선주 김씨는 60∼70년대에 오히려 흔해 천대를 받았던 흑산홍어가 80년대 들어 줄기 시작하더니 88년엔 1년에 8,000여마리를 잡았고 지금은 200마리를 잡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남획과 해양오염이 자원고갈현상을 가져오면서 우리 근해의 경우도 요즘은 해마다 5%정도의 각종 바닷고기의 어획량 감소를 보이고 있고 이미 20여종이 멸종된 상태라고 수산경제연구원은 밝힌다. 인간 스스로가 재앙을 불러일으킨 결과다. 남도의 명물 흑산홍어의 실종도 물론 그 한 예다.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흑산홍어의 실종이 설명해 주고 있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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