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JP=DJP」.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대선연합구도를 상징화한 도식이다.이 DJP구도를 바라보는 최근의 여권시각이 예전같지 않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야권의 두 김씨중 어느 누구로 단일화가 이뤄져도 내년 대선은 여당후보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게 여권의 일반정서였다.
물론 이같은 배경에는 두 김씨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점차 경계적 시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개헌불가 언급 이후 야권의 연합움직임이 갈수록 농밀해지는 듯한 상황변화가 주된 배경인 듯하다.
김대중 총재와 김용환 자민련총장이 지난 1일 은밀히 만난 사실도 신한국당은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야권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을 저울질할 때는 이미 지났다』면서 『이제부터는 야권의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대권플랜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계의 한 핵심인사는 『차기대선을 낙관하는 분위기야말로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내부의 적』이라며 『두 김씨 단일화카드는 아무리 여권에 유리한 표분석을 해봐도 그 자체가 파괴력을 지닐 수 밖에 없다』며 여권일각의 위기의식을 전했다.
또 여당대표를 지냈던 이춘구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야권의 두 김씨가 모두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두 김씨간에 단일화가 이뤄지거나 제3의 인물로 야권단일화가 이뤄지는 상황 등이 여권에는 커다란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두 김씨는 모두가 정치인생의 벼랑끝에 서 있고, 그래서 두 김씨의 독자출마는 그 자체가 「동반자살」구도이며, 따라서 두 김씨는 공생공존의 단일화카드를 심사숙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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