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본부장 한부환 3차장·박주선 특수1부장)는 21일 서울시 전 하수국장 최경준씨(현 도시철도공사 기술이사·2급)가 총공사규모 2조원대의 하수관로 정비사업의 비굴착식 신공법 채택과 업체 선정과정에서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소환, 시공업체로부터 받은 뇌물의 액수와 성격, 신공법 채택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의 수뢰혐의가 입증되는대로 이르면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씨를 시 산하 도시철도공사로 전보했다.검찰은 최근 비굴착식공법 시범지구인 용산구의 하수관 개량공사에서 담합입찰한 혐의로 구속된 5개 업체 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신공법 채택당시 실무자였던 전 서울시 하수계획계장 정철권씨(현 영등포정수사업소장)가 2월 시공업체인 삼일공영 대표 정우현씨(구속)로부터 『비굴착식 공법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받는 등 2차례 1천5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정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비굴착식공법 시공업체들이 이 공법의 도입을 위해 서울시에 조직적으로 로비를 벌인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다른 간부들의 뇌물수수여부도 조사중이다.
비굴착식 공법은 하수관 안에 내시경카메라와 로봇을 집어넣어 돌출부나 지장물 등을 제거한뒤 열을 가하면 굳어지는 특수재질의 튜브를 이용, 압착시켜 파손된 관을 정비한다. 이 공법은 굴착식에 비해 공기가 10분의 1(2일)에 불과해 교통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이 크게 줄어든다.
국내에서 이 공법으로 시공할 수 있는 업체는 6개 업체다. 지난해 말 용산구가 처음 이 공법을 시범 도입했으며 서울시는 올해 종로등 8개구에 4백54억원을 투입하는 등 2006년까지 2조여원을 들여 하수관을 정비할 계획이다.<김승일·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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