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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알아요”/김정곤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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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알아요”/김정곤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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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알아요』 『운전을 하지도 않은 사람을 왜 잡아가요』 19일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 구속된 인기탤런트 신은경씨(23)의 검거직후 일성이다. 음주운전 뺑소니 무면허운전 등 3가지 혐의의 피의자 치고는 엉뚱하게 당당해 경찰이 혀를 찼다.신씨는 19일 새벽 1시께 약수고개에서 BMW승용차로 앞서가던 택시와 50여m 떨어져 정차한 경찰버스를 차례로 들이받았다. 경찰버스에 타고 있던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원유조 상경(21) 등 4명의 의경이 운전석에 있던 신씨를 출동한 순찰차에 태우려 했으나 술에 취한 신씨는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는 등 완강히 거부했다. 이 바람에 4명이 한꺼번에 달라붙어 차에 태웠다.

30분뒤 성동경찰서에 도착한 뒤에도 『나는 운전을 하지 않고 대리운전했는데 왜 나를 괴롭히느냐』며 입을 열지 않았다. 음주측정도 같은 이유로 거부했다. 음주운전사실을 시인한 것은 변호사가 도착한 새벽 4시30분께. 신씨는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까지 낸 사실이 알려지면 인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같아 측정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깊은 슬픔」 제작관계자 4명과 함께 하얏트호텔에서 저녁을 먹은 뒤 노래방에서 양주와 포도주를 마셨다. 은평구 불광동 집방향이 아닌 약수동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미루어 술에 취한 최모 전무(35)를 성북구 동선동 영화사 사무실에 태워다 주기 위한 것으로 신씨측은 추정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의경들은 2명이 차에 있었다고 말했으나 영화사 관계자들은 3명이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사실이든 신씨는 결국 20일 새벽 구속됐다. 「유명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신씨의 행동은 그의 팬들을 실망시키고 말았다. 신씨는 이날 하오 변호사를 통해 『유명 연예인으로서 신분과 주거가 확실하고 연예활동 일정이 빠듯하게 잡혀 있다』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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