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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납치 19년만에 죄값(지구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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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납치 19년만에 죄값(지구촌 인물)

입력
199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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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법원,팔레스타인 여인에 징역 12년 선고7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소속여객기 납치사건의 범인 수하일라 안드로스(43·여)가 19년만에 죄값을 치르게 됐다.

이제는 11세 된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가 된 그에게 함부르크 고등법원은 19일 살인, 살인미수, 인질 납치 등의 혐의로 징역12년을 선고했다.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대원으로 활동하던 안드로스는 77년 10월13일 승객 82명을 태우고 스페인 팔마에서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던 보잉737여객기를 동료 3명과 함께 납치했다. 여객기를 소말리아에 착륙시킨 뒤 동료 테러범들의 석방과 인질들의 몸값을 요구하며 독일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요구수용이 지연되자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기장을 사살하는 등 극단으로 치닫던 이들의 납치극은 5일만에 독일 테러진압 특공대 「GSG―9」의 전격기습작전으로 막을 내렸다. 여자 1명을 포함한 동료 3명은 끝까지 저항하다 현장에서 사살됐고 안드로스도 다리와 허파 등에 총상을 입은채 체포됐다.

소말리아법정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나 1년만에 석방돼 유럽 중동을 떠돌며 숨어살았다. 83년에는 팔레스타인 언론인과 결혼했고 8년뒤 위조여권을 이용해 노르웨이에 정착, 가정을 꾸려왔다. 그러나 끈질기게 그를 추적한 독일정부의 요청에 의해 노르웨이는 지난해말 독일로 그를 추방했다.

당시의 부상으로 목발을 짚는 안드로스는 법정에서 『행동은 반성하지만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며 과거 테러리스트로서의 당당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러나 형이 선고되는 순간 가정을 둔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와 흐느끼며 주저앉고 말았다.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노르웨이에 그를 수감키로 잠정 결정,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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