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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패션/박희자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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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패션/박희자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입력
199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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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개인의 취향과 생활뿐 아니라 그 사회와 시대적 환경을 나타낸다. 한 시대를 휩쓸던 유행 스타일도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시기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의 환경에서 나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선택된 것이다. 60년대 미니는 영국의 젊은 디자이너 마리 콴트가 처음 소개했지만, 그것을 유행시킨 것은 일반인의 미적 감성과 욕구였다.80년대 유행했던 헬스복 모양의 레깅스는 건강관리와 체중조절 운동 붐의 결과다. 운동으로 잘 단련된 몸을 자신있게 드러내려는 욕구가 달라붙는 옷의 유행을 낳았다.

근래의 복고풍 유행도 컴퓨터와 정보통신 등 첨단과학의 발달로 숨가쁘게 급변하는 생활에 대한 긴장과 21세기를 앞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활의 긴장과 미래에 대한 기대, 그리고 한 편에서 스며드는 막연한 불안이 복고풍의 배경인 것이다. 지나온 날이기에 불안도 없고, 아련한 향수까지 더해진 옛시절에서 위안과 편안을 얻으려는 심리를 반영한다.

최근 들어 패션의 경쟁은 소재경쟁이라고 말한다.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패션은 미적 감수성에 과학기술이 함께 어우러져 나오는 종합적인 감성과학의 한 분야가 됐다.

그러나 자기를 드러내기 보다 감추는 것을 미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입성에 대한 즐거움을 사치로 통제했던 우리의 유교적 인습과 잘못된 산업화 과정은 패션과 패션산업을 단순한 멋내기나 사치조장 산업으로 모는 부정적 면을 확대 부각시켰다. 그 결과 우리의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생활문화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감성산업으로 이해하는 것을 가로막아 왔다.

부정적 인식에는 패션업계의 잘못된 제조 유통 관행과 구조의 책임도 크다. 대중기성복이면서도 할부나 세일이 아니면 쉽게 사기 힘든 옷가격도 패션을 사치처럼 여기게 했다.

수입과 직업에 맞는, 좋은 물건을 고르고 자신을 멋있게 표현하는 의생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일반의 패션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 좋은 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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