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꼬치·순대튀김 등 어린이들 입맛 평정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떡꼬치, 순대튀김, 양념통닭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추장과 케첩을 섞어서 만든 양념으로 맛을 낸다는 사실. 고추장과 케첩도 동·서양의 합작이지만 순대튀김은 순대를 손가락 길이로 잘라 핫도그처럼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뒤 다시 고추장·케첩 양념을 발랐다는 점에서, 양념통닭 역시 튀김닭에 고추장·케첩 양념을 발랐다는 점에서 모두 동·서양이 만난 「짬뽕」 맛이 특징이다. 물론 물엿도 넣어서 달콤한 맛까지 가세한다.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군것질거리로 가장 좋아하는 맛이다.
『새콤 달콤한 맛이 있어서 그런가, 김치는 맵다고 잘 못먹는 아홉살 배기 아들도 양념통닭이나 떡꼬치는 잘 먹어요. 여기서 고추장 맛이 빠져도 잘 안먹어요. 참 신기해요』라고 주부 김지희씨(34·서울 서초구 반포동 제우하우스)는 말한다. 떡꼬치는 가는 가래떡을 손가락 길이로 잘라 네개 정도를 꼬치에 꿴 뒤 철판에 지져 고추장·케첩을 바른 군것질거리이다.
순대튀김은 서울 도봉구 쌍문 4동의 성원아파트 앞에서 군것질 포장마차를 하는 김순희씨(45·서울 도봉구 쌍문4동 한양아파트)가 개발했다는 「특허」식품. 아파트단지 앞의 학원을 드나드는 중학생을 겨냥해서 만들었는데 과연 인기가 있어 하루에도 50개는 너끈히 판다. 저녁이면 김씨의 허름한 포장마차에는 학원이 끝나는 시간마다 중학생들이 몰려들어 『아줌마, 양념 좀 듬뿍 묻혀주세요』하는 주문을 잊지 않는다. 이 집의 순대 튀김이 인기를 끌면서 쌍문동아파트단지 주변의 군것질 포장마차에는 거의 어디나 다 등장했다. 『요즘 애들이 산뜻하고 깔끔한 음식만 좋아할 것 같지요? 어묵 국물이나 순대, 떡볶이, 군만두 같은 구수하고 얼큰한 음식도 좋아해요』라고 김씨는 말한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지하철역 주변 등 어린이 청소년이 몰려드는 곳에는 어디나 떡꼬치가 자리를 잡았다.
요리연구가 한복선씨(47)는 『케첩과 설탕의 새콤 달콤한 맛이 고추장의 매운 맛과 메주 냄새를 중화시켜주기때문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어린이들이 고추장 된장 같은 발효음식의 깊은 맛을 점점 잊어가는 것도 안타깝고 케첩에 조미료가 들어있어 알게 모르게 조미료를 많이 먹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에서 고추장·케첩 양념을 만들고 싶다면 케첩 대신 조미료를 쓰지 않은 토마토페이스트를 활용하라고 한씨는 권한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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