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역사적 대면 “종교자유” 요청엔 딴청피델 카스트로(70)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이 19일 바티칸을 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6)와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상오 10시45분(한국시간 하오 7시45분)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요담은 35분간 지속됐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공산주의자이며 무신론자인 카스트로와 가톨릭을 대표하는 교황간의 역사적 대면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요담에서 바오로 2세는 카스트로의 쿠바 방문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59년 쿠바혁명 이후 단절돼온 바티칸과 쿠바의 관계개선이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 의장은 그러나 민주적인 정치개혁을 실시할 것과 주민중 42%가 가톨릭신자인 쿠바주민의 종교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교황의 요청에 대해 사회주의의 업적만을 나열했다. 그는 또 낙태불허 등 일부 가톨릭교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카스트로가 교황을 접견한 이후 쿠바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교황청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교황이 89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의 기수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난 이후 동유럽에서 공산주의 몰락이 본격화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카스트로가 교황을 만나기 전날인 18일 고르바초프가 네번째로 교황을 접견했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교황 접견은 미국의 대쿠바제제에 대한 유럽연합과 남미국가들의 반발심을 더욱 부추겨 보자는 책략의 일환이라는 게 쿠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카스트로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재선이후 칠레를 방문한데 이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에게 미국의 대쿠바제재법인 헬름스―버튼법의 부당성을 호소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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