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outh China Morning Post 11월18일자 사설북한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그리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주요 위협이 될 잠재성을 지닌 지역적 문젯거리의 하나이다. 이러한 사실은 곧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미 대통령과 김영삼 한국대통령이 가질 한반도 장래에 관한 논의를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두 지도자는 한반도에 관한 4자회담과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위장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는 북한의 핵발전 계획을 중단시킬 제네바 핵합의를 가속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어떠한 새로운 대북한 접근도 한국을 제물로 하지 않을 것임을 김대통령에게 납득시키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9월의 대남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해 먼저 사과하지 않는 한 남북한 미국 중국간의 4자회담과 대북한 추가 식량원조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종전의 화해시도들에 대해 북한이 보인 경멸적 태도를 감안할 때, 김대통령으로서는 관대해야 할 아무런 시급한 이유도 없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관대하도록 촉구하면 할수록 클린턴은 미국의 배반을 염려하는 한국측 우려를 증대시키기만 할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단독협상을 시도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대북문제에 관한 한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펴온 워싱턴을 우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에게 겁을 주고 있는 것은, 그리고 또 결국은 김대통령을 멈추게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북한이 약속된 경수로를 예정대로 받지 못할 경우 북한의 핵개발계획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사실이다. 만약 김대통령도 북한 라이벌들처럼 강경하고 교활한 협상자라면 김대통령은 워싱턴의 이러한 우려를 이용해 최대한의 양보를 한국방위비 지원 차원에서 얻어낼 것이다.
이러한 양보에는 미국이 자체부담으로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과 앞으로의 무기구매에 있어서는 한국에게 보다 많은 기술이전을 한다는 미국의 동의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의 대북한 우려는 김대통령에게 전에 없이 강한 대미 협상력을 주게 될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협상력을 기민성있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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