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임기도중 백악관을 떠난 리처드 닉슨 전 미국대통령이 퇴임하기 1년전 이미 대통령직 사임을 고려했던 것으로 18일 밝혀졌다.미 정부기록보관소가 이날 공개한 201시간 분량의 당시 전화통화 비밀 녹음테이프에는 73년 5월25일 닉슨 대통령과 알렉산더 헤이그 백악관 비서실장간에 대통령직 사임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문제의 대화내용이다.
▲닉슨=의회가 민주당 판이고 공화당은 약한데 이 나라가 그냥 조사만 하고 넘어가기는 어려울거야. 애그뉴(당시 부통령 스피로 애그뉴)도 그걸 숨이 차게 바라고 있잖아.
▲헤이그=각하, 그건 이 나라에 엄청난 충격이 될 겁니다.
▲닉슨=아니야, 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어. 당신도 알다시피 그동안 난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그래야돼. 대통령직을 계속하려면 하찮은 얘깃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것 저것 거래를 해야 하잖아.
▲헤이그=각하, 혹시라도 그만두실 생각을 했다면 그 사람들(지지자)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닉슨=이봐, 사태를 진지하게 보라구. 정말 문제가 되는건 그 사람(당시 백악관 고문 존 딘 3세)이야. 이런 젠장. 그 친구가 다했고 난 정말 아무 일도 안했어. 왜냐하면 난 이런 개같은 일에 지쳤기 때문이야.<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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