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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한인 “피습 공포”/최근 강도·살인 등 18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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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한인 “피습 공포”/최근 강도·살인 등 18건 발생

입력
1996.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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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해도 수사 미적/신혼여행객 등 안전 시급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사이판에서 우리 교민을 상대로 한 강도·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 교민과 한국인관광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교민들은 거듭된 피해에도 현지 경찰이 미온적인 수사태도를 보이자 격분, 사이판정부를 항의방문키로 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9일 교민들에 따르면 10월부터 최근까지 한인교민들이 운영하는 상점 등에 강도가 침입, 교민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건은 17∼18건. 특히 13일 0시30분께(이하 현지시간) 산안토니오시 찰란마켓에 침입한 괴한 3명은 주인 서병옥씨(37)를 총으로 위협, 현금을 요구하다 반항하자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부인 박영미씨는 『영업을 마치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현지인으로 보이는 괴한 3명이 들어와 장총으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다 말을 듣지 않자 총을 쏘았다』고 전했다. 11일 밤에는 장총을 든 괴한 2명이 산호세시 동양세탁소를 습격해 금품을 털어갔으며, 10일 하오 10시에도 코브라빌시 신모씨 집에 괴한들이 공기총을 난사, 부인 등 가족들이 부상했다.

사이판 코브라빌시에서 세탁소를 경영하는 박영범씨(45)는 이 날 본사와의 국제통화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1월 가게에 쇠파이프를 들고 침입한 괴한들이 머리를 때려 9바늘이나 꿰맸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건직후 경찰에 신고했으나 현지경찰은 10개월이 지나도록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

이처럼 교민상대 범죄가 활개치는 것은 사이판 투자이민시 교민들이 법령에 따라 5만달러 이상 현금을 갖고 온데다 교민들이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인관광객 상대업소를 운영, 현지인들에게 부유층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교민들의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사이판에서 항공기로 불과 30분 거리인 주괌 한국총영사관측은 사건이 불거진 이 날에야 온중렬 총영사가 사이판 호세 카스트로 경찰국장을 면담하는 등 교민행정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온총영사는 『교민들이 현지인과 잘 어울리지 않고 지역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것도 범죄의 한 요인인 것같다』고 말했다.

사이판에는 한국교민 2천4백명, 일본인 2천2백명, 필리핀인 1만9천명 등이 살고 있으나 일본 필리핀만 영사관을 설치한 상태이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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