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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불 경찰 혐오 노래 랩그룹 처벌 파문(지금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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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불 경찰 혐오 노래 랩그룹 처벌 파문(지금 이곳은)

입력
1996.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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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사회당 “당연”“자유침해” 대립… 정부도 우왕좌왕『체류증과 검문검색, 너는 이런 상투적인 것들에 길들여져야 해. 경찰력은 오로지 동네의 골목길에서 남용될 뿐이야. 영혼의 자유와 인간성 존중, 이런 휴머니즘은 제복(경찰) 앞에서 존재하지 않아. 경찰은 파시스트고 살인자들. 우리의 적은 파란 모자를 쓴 자(경찰)들이야…』

프랑스의 대표적인 2인조 랩그룹 「NTM」이 부른 「경찰」이란 제목의 노래가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하고 있다. 북아프리카계 이민가정 출신 등 프랑스 하층계급 젊은이들이 경찰에 대해 갖고 있는 악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이 노래는 가사의 반사회성보다는 NTM이 쇠고랑을 차게 된 사실이 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사건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자체 선거에서 극단적인 외국인 배격노선을 펴는 극우정당 국민전선(NF)가 전국적으로 대약진세를 보이며 프랑스 남부의 툴롱 시장까지 배출하자 극우파를 혐오해온 NTM이 툴롱에서 공연을 개최, 「경찰」을 신나게 불러댔다. 당시 질서와 치안유지 명목으로 장내에 배치돼 있던 경찰 26명이 이에 분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툴롱지방법원은 15일 NTM의 두 가수에게 공공기관을 모독한 죄로 3개월의 징역과 6개월간의 공연금지, 각각 5만프랑(약 800만원)씩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이 이같은 판결을 내리자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격한 시비가 붙고 있다. 극우전선당과 경찰측은 『법집행기관에 대한 고삐풀린 공격에 제동을 거는 당연한 제재』라며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는 반면 사회당측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집권 연립여당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려 프랑수아 레오타르 프랑스민주동맹(UDF)당수는 『최소한의 사회질서는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지지하고 있으나 필립 두스치 블라지 문화부장관은 『전제주의의 시발』이라며 법원판결에 극도의 우려를 표했다.

이번 판결은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내연하고 있는 북아프리카 등 이민계층 청소년들의 불만을 「폭발」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

판결이 나온 직후 이민자 밀집지역인 파리 교외에서는 10대 청소년 2명이 순찰중인 경찰에게 이유없이 시멘트블록을 던져 중상케 한 사건도 발생했다. 그래서인지 자크 투봉 법무장관은 당초 판결이 나왔을 때 『법원판결은 존중돼야 한다』고 지지했다가 『정부가 항소심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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