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에 걸맞은 신뢰감 줬던 무대”15, 17일 비엔나심포니의 첫 내한공연은 같은 오스트리아 빈 음악계의 두 기둥이면서도 빈 필의 명성에 가려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이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
첫날 예술의전당 공연은 모차르트의 야상곡으로 시작, 깔끔하게 연주했는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한 채정원은 돌을 깎아낸듯 한음한음이 단단하고 표정이 분명했다. 균형과 정제미에서 기품이 느껴지는 성실한 소리였다. 그러나 곡 전체의 큰 흐름과 뚜렷한 선을 그려내는 힘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느린 2악장에서 오케스트라의 현은 솜털처럼 부드럽게 부풀어오르며 숨쉬듯 자연스런 소리를 들려줬다. 마지막곡인 브람스의 교향곡 2번에서도 현은 좋은 호흡을 과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양 날개처럼 첼로를 감싸안았다. 4악장에 이르러 오케스트라는 위트와 활기, 폭발과 다스림의 훌륭한 균형을 보여줬다. 17일 KBS홀 연주의 하이라이트는 베토벤의 교향곡7번. 리듬과 생동감이 넘치는 이 곡에서 지휘자 프뤼벡은 큰 물줄기가 흘러내리듯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거침없고 활달한 소리를 만들어내 오랫만에 베토벤다운 베토벤을 들려주었다.
이형민이 협연한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번은 견실했지만 좀 무거웠다. 모차르트곡중 드물게 단조인 이 곡의 특성에 몰두한 나머지 모차르트 특유의 투명함이 다소 흐려진 느낌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곡 해석에 있어 절도와 진지함은 이 피아니스트에 신뢰감을 느끼게 했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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