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라는 어휘는 Mutual Assured Destruction 의 약어다. 「상호 확증 파괴」 정도로 직역할 수 있다. 이 말을 풀어보면 핵무기 파괴력이 균형을 유지할 때에만 평화가 보장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는 공멸개념이다. 다시말해 한 쪽이 공격을 가하면 다른 쪽도 곧 보복한다. 이럴 경우 선제공격한 쪽이나 이를 감지한후 반격을 하는 쪽이나 간발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파멸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멸을 원치 않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모든 것을 일시에 잿더미로 돌리는 핵전쟁만은 피할 수 있다는 핵전쟁 억제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논리는 다분히 핵무장을 완료한 강자들간의 세력균형이론으로 다소 오만해 보이기조차 한다.최근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가상 시나리오를 담은 책 「다음차례의 전쟁(The Next War)」이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 시나리오 못지않게 저자가 눈길을 끌게 한다. 두 사람이 공동 저술한 것으로 돼 있는 이 책자의 저자가운데 한 사람은 레이건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캐스퍼 와인버거다. 현재는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 회장이라고 하나 여전히 미국내에서 영향력있는 안보문제 전문가다.
이 책자가 기술하고 있는 한반도 핵전쟁의 가상 시나리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등소평(덩샤오핑) 사후인 98년 4월, 중국군부와 손잡은 김정일이 남침을 개시하고 중국은 이 기회를 이용, 대만으로 진격한다. 미국의 거센 미사일 반격에 김은 핵선제공격을 하게되고 미국도 북한 핵 발사기지를 핵폭격, 한반도가 무시무시한 핵 전쟁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왜 공멸이 자명한 핵전쟁이 하필 한반도에서 일어나야 하는지, 비록 가상이라고는 하나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만한 강대국의 워 게임(War Game)을 다룬 공상소설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들 사정이 너무 각박하다. 다른 저의가 없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일이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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