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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동포상대 취업사기 심각/조선족 2만가구 7백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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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동포상대 취업사기 심각/조선족 2만가구 7백억 피해

입력
1996.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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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혼·퇴직 등 후유증도중국조선족을 울리는 취업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몇몇 시민단체가 사기피해를 당한 조선족이 2만가구가 훨씬 넘으며 피해금액만도 이들의 10년치 수입과 맞먹는 7백억원대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상임대표 서영훈)과 재중국동포문제 시민대책위(위원장 김진홍 목사)는 18일 정부차원의 조사와 피해를 당한 조선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9월23일부터 외국인노동자피난처 김재호 소장 등 2명이 48일간 중국의 동북3성을 방문, 실시한 조사결과 1만4백가구(3백30억원)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실제 피해가구의 50%에 불과한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취업사기에 걸려 가장이 자살하거나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가정이 풍비박산난 경우는 부지기수』라며 『피해자들은 테러단을 조직, 남한사람들에게 보복하자는 말까지 하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길림(지린)성 연길(옌지)시의 김채순씨는 95년 1월 여행중 병에 걸린 한국인 이정석씨(33)를 입원시켜 치료해 주었다. 이씨는 이를 기화로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며 김씨로부터 조선족 17명의 입국수속비 2천7백여만원을 받은뒤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에게 돈을 빌려준 두 아들과 딸은 빚에 쪼들려 이혼당하는등 가정이 풍비박산났다.

▲한국인 최영만씨(45)는 93년 요녕(랴오닝)성 대석교시에 회사를 세운뒤 회사연수생으로 한국에 갈 수 있게 해준다며 조선족자치촌인 신광·신건촌의 48가구로부터 1억9천여만원을 받아 잠적했다. 두 자치촌은 폐촌이 됐다.

▲연길의 고급공무원 공상일씨는 94년에 자신을 교수라고 소개하며 유학생을 모아달라고 부탁한 김종일씨에게 속아 40명을 모집, 수속비로 1천2백여만원을 주었으나 사기였다. 공씨는 직장에서 쫓겨났고 김씨를 죽일 복수심에 불타 있다.

▲흑룡강(헤이룽장)성 김성모씨는 94년 3월 사이판의 자기 회사에서 일할 노무자를 모집한다는 신모씨의 말에 넘어가 1인당 3백50만원씩 27명분의 수수료를 주고 사이판에 갔다. 그러나 회사는 유령회사였다. 피해자들은 현지의 교회 등에서 기거하며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연길의 최재임씨(여)는 정옥순씨(50·여)의 연수생 초청제의에 2백77명의 조선족으로부터 1천6백여만원의 수속비를 거둬 주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최씨가족은 빚더미에 올라 앉았고 남편은 화병으로, 아들은 간암으로 쓰러졌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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