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다발기 도래론속/규모 5이상 발생 가능한반도 부근에서 지진의 발생빈도가 93년을 고비로 급격히 늘어나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 계기관측이 시작된 78년 이후 92년까지 지진발생 건수는 연 10회 정도였으나 93년 22회, 94년 25회, 지난해는 29회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11월 들어 9, 10, 17일 3차례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포함, 모두 31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급증에 대해 전남대 김성균 교수(53·지질학과)는 3가지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지진 발생이 평년보다 10∼20% 늘어난 것으로 보아 극동지역이 지진 다발시기에 들어섰다는 해석이다. 고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 100여회의 유감지진이 발생했던 16∼17세기에 일본과 중국에서도 많은 지진이 기록돼 있다.
소규모 「판」의 가장자리서도 지진이 발생한다는 가설도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처럼 대륙판 중심 쪽에 위치한 지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륙판 안에 많은 소규모 판들이 존재하며 이 소규모 판의 가장자리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이론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라시아판 내부의 소규모 판인 아무르판의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이 판이 활성을 띠고 있어 지진횟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부근의 지진발생건수는 거의 일정한데 현대적 관측장비로 감지횟수가 증가했다는 해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지진관측이 시작된 78년부터 91년까지 관측망은 4∼6곳이었으나 92년 관측지점이 12곳으로 늘어 지금까지 감지가 불가능하던 지진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는 가설이다.
어떤 가설로 해석하든 생각보다 지진이 잦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인명피해를 가져올 정도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779년 경주에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78년 홍성에서 규모 5의 지진으로 가옥 118개동이 파괴되고 2명이 상처를 입었다.
문헌과 통계로 보아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8∼10년에 1개꼴로 발생하는데 80년 의주지진을 끝으로 강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강도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강진이 모두 산간 해상등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발생, 피해가 크지 않았으나 대도시에서 일어날 경우 내진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
◎지진의 강도/규모 3.5 커튼 출렁/규모 5 벽에 균열/규모 6 땅 갈라져
지진의 강도를 나타낼 때는 지진계로 측정한 파동과 진앙까지의 거리를 감안해 계산한 절대적 지진크기인 「규모」 또는 지진으로 인한 일정한 장소에서의 느낌과 자연계의 변화인 「진도」로 표시된다.
규모는 서구에서, 진도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식 진도를 8단계로 나눠 사용하다가 현재는 규모를 측정단위로 쓰고 있다.
규모 3 미만의 지진은 사람은 감지할 수 없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지진이다. 규모 3∼4는 예민한 사람이 정지하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미진이고 3∼3.5는 모든 사람이 감지할 정도로 창문이 흔들리는 경진(경진)이며 3.5∼4는 줄에 매달린 전등이나 커튼 등이 출렁이는 정도의 약진이다. 또 규모 4∼5는 꽃병이 넘어질 정도의 중진(중진), 규모 5∼6은 벽에 금이 가는 강진(강진), 규모 6∼7은 산사태가 나고 땅이 갈라지는 열진, 규모 7 이상은 건물이 완전 파괴되는 격진이다.
◎지진은 왜 발생하나/아직까지 정확한 원인규명 못해/탄성반발·판구조론 일부만 설명
지진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고대로부터 수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사였으나 아직까지 이 질문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현재 지질학자들은 탄성반발설 또는 판구조론 등으로 지진의 원인을 일부 설명하고 있다.
탄성반발설은 1906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지진 당시 미국 과학자 H F 레이드가 제창한 것으로 지각의 단층구조를 그 원인으로 본다.
기존의 지면이 어떤 힘에 의해 쪼개져 한 쪽은 위로, 다른 한쪽은 아래로 밀려 내려가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탄성에너지에 의해 지진이 생긴다는 것이다.
판구조론은 60년대 일본 학자들이 제기한 이론. 지구 전체 표면은 100㎞ 두께의 몇조각 판으로 이뤄져 있고 이 판은 보다 밑에 있는 물렁물렁한 구조위를 떠다닌다. 판들이 연약층을 떠다니면서 서로 부딪치고 밀어내는 가장자리 부분에서 지진을 비롯한 지질학적 활동이 일어난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환태평양지진대(남·북아메리카 서해안―캄차카반도―일본열도―필리핀―동인도제도―뉴질랜드)와 알프스·히말라야지진대(대서양 아조르스제도―지중해―인도북부―수마트라―인도네시아)가 된다. 반면 캐나다 브라질 호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시베리아 만주 등의 내륙지방은 지진의 안전지대에 속한다.<이은호 기자>이은호>
▷지진시 행동요령◁
1.집안에서는 테이블 밑으로 피한다.
2.집밖에서는 머리를 우선 보호한다.
3.다중이용시설에서는 질서를 지킨다.
4.엘리베이터에서는 신속히 내린다.
5.전철에서는 손잡이를 꼭 잡는다.
6.자동차는 길가에 주차시킨다.
7.산사태와 해일지역에서 대피한다.
8.부상자는 즉시 후송한다.
9.학교운동장 등으로 대피한다.
10.유언비어를 믿지 않는다.<내무부 제정>내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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