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운동이 소년들 위축” 주장에/미 여성계 “불평등 현실 왜곡” 반발『남자아이들도 기를 펴고 사는 세상을 만들자』
미국의 한 권위있는 가족의학자가 최근 「여권운동이 소년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책을 발간, 아동학자들과 페미니즘 운동가들 사이에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쟁의 장본인은 두 딸의 아버지로 「소년들의 불안(The Wonder of Boys)」이라는 책을 펴낸 마이클 구리언. 그는 이 책에서 『사회가 소년들에게 남자는 악당이고 여성은 피해자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줌으로써 소년들은 성장과정에서 남성은 뭔가 결함이 있는 인간이라는 왜곡된 자아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구리언이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예로 내놓은 것은 얼마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여섯 살 난 소년이 강제로 반친구에게 키스를 해 성희롱으로 고소당한 사건. 이 사건은 여성학자인 크리스티나 소머스로부터 「남자아이들이 어린시절부터 나타내는 여성억압적 태도의 대표적인 예」로 비난받았다. 구리언은 이에 대해 『소년들이 공격적인 것은 남성호르몬의 특질이며 교육의 문제이다. 만일 소녀들이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자란다면 그의 태도가 지금 소년들과 다르리라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여아들에 대한 관심만큼 왜소해지고 있는 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반론을 폈다.
구리언의 주장에 대해 찬성파들은 「남성이라는 사실만으로 비난받는 현실을 정확하게 꿰뚫었다」「사실 요즘 남자들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며 여성들로부터 괜찮은 남자라는 평판을 얻는 데 필사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반대파들은 「평등한 교육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소녀들은 소년들에 비해 기회를 덜 갖고 있으며 성적으로 위험한 처지에 자주 빠진다는 점에서 구리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한다. 여아출산 기피현상이 여전하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진출의 기회 조차 많은 제약을 받는 국내현실과 비교해 볼 때 「여자들의 득세로 남성들이 기를 못 펴고 산다」는 주장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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