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가도 변하지 않는 멋/신공항 건축에 담고 싶어요”『한국에 와서 원래의 이름을 되찾아 기뻐요』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에서 비중있는 작업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건축가 전하영씨(36·까치종합건축사 사무소차장). 올해초 미국생활 25년만에 귀국한 그는 미국식으로 남편의 성을 따 「크리스티나 박」이라고 했던 명함을 「전하영」이라고 바꿔 찍으면서 원래의 자신을 찾은 듯한 기쁨을 맛봤다.
열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이민을 간 전씨는 명문 코넬대와 프린스턴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대가 마이클 그레이브스건축사무소에 근무하고 개인 건축사무소를 운영했었다. 성공적인 인생이었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어려움은 피할 수 없었고 가슴 한구석에 「뿌리를 내릴 곳은 한국」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12월 신공항건축설계를 맡은 (주)까치종합건축사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두말없이 짐을 쌌다.
전씨가 맡은 일은 건축설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4조 2,000억원에 달하는 신공항청사건설 중 건축설계에 따르는 시공도면과 시방서를 작성하고 자재와 시공법을 일일이 체크해야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건설에 참여하는 국내외의 업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건축설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위해서는 외국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의 코디네이팅작업도 그의 몫으로 주어진다.
가냘퍼 보이는 외모와 달리 미국에서 뉴어크뮤지엄, 오하이오주의 영스타운뮤지엄, 인도의 인디라간디 아트센터 등 굵직한 건축에 참여했던 그는 이번 신공항건설 사업이 「건축가라면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대사업」이라고 말한다. 『시간과 유행을 초월해 언제나 은은한 멋과 품위를 자아내면서 환경과 인간을 담아낼 수 있는 건물』이 전씨가 그리는 신공항의 모습. 한국사람들이 건축에도 너무 유행을 좇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전씨는 건축은 문화의식을 갖고 미래를 보며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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