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회유에도 1년간 야생/건강한 모습 카메라에 잡혀『철제우리는 싫다, 넓은 숲에서 놀고 싶다』
지난해 12월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 어린이대공원 우리를 탈출한 일본원숭이 14마리중 암컷 1마리가 갖은 회유와 협박 등 동물원관계자들의 삼고초려를 뿌리치고 1년 가까이 대공원 150만평 숲속에서 야생하고 있다.
지난 7일 처음 카메라에 잡힌 이 원숭이는 탈출 때보다도 훨씬 성장한 모습이어서 영장류의 뛰어난 환경적응력을 보여 주었다.(본보 8일자 보도)
사육사가 우리를 청소하는 사이 문을 따고 탈출한 일본원숭이들은 먹이를 들고 찾아간 사육사를 따라 13마리는 「귀가」했으나 한마리만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사육사들은 원숭이가 좋아하는 고구마 당근등을 들고 원숭이가 출몰하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회유했지만 허사였다. 얼굴을 아는 동물원 직원을 먼저 발견하고 숲속으로 쏜살같이 도망가는가 하면 음식물에 마취제를 넣어 놓으면 약이 묻어 있는 부분은 도려내고 먹어버려 번번이 생포에 실패했다.
동물원 권만혁 관리부장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이 빽빽한 숲에는 원숭이의 먹이가 될 나무열매가 많은데다 야생원숭이를 신기하게 여긴 시민들이 먹이를 던져 줘 먹고사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 사는 일본원숭이는 우리나라 기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고 이미 숲속 생활에 맛을 들여 스스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권부장은 『5살먹은 원숭이가 짝을 찾으러 동물원 우리로 돌아오면 그때나 생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원숭이는 아열대지역에 살고 있는 30여종의 다른 원숭이보다 적응력이 뛰어나고 영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아열대지역과 달리 추운지역에 살기 때문에 고구마 당근등 채소와 나뭇잎과 껍질, 가을걷이를 하고 난 논밭에 떨어진 보리 밀등 곡물류도 주워 먹는다. 곤충과 쥐까지 잡아 먹을 정도로 잡식성이다. 임신기간이 150일인 일본원숭이는 기후가 좋은 4∼8월에 새끼가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시기까지 스스로 조절한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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