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과학자들 실험 성공『바다에 철분 비료를 뿌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자』
최근 해양 실험에 성공한 이 제안은 바다에 철분을 공급해 식물성플랑크톤이 급증하면 바닷물속의 이산화탄소가 이들의 먹이로 소진되고, 이산화탄소가 부족한 바다는 자연스럽게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멕시코 과학자 37명은 95년 5∼6월 태평양 갈라파고스제도에서 서쪽으로 1,287㎞ 떨어진 수역 51.8㎢ 에 철분 449㎏을 1주일에 걸쳐 서서히 투여했다. 최근 과학전문 「네이처」지에 발표된 이 실험 결과에 관한 논문들에 따르면 철분 투여 직후부터 9일간 식물성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번식, 개체수가 수조 단위에 이르렀다. 실험에 참여한 미 모스랜딩해양연구소의 케네스 코울 박사는 『1주일만에 투여된 철분의 2,000배에 해당하는 907톤의 식물성플랑크톤이 생성됐다』며 『이는 지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플랑크톤이 2,5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인근해역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15%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
텍사스 오스틴대의 애덤 헬러 교수(화학엔지니어링)는 『이 실험으로 심각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됐다』며 『예방은 아니더라도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와 해양은 지속적인 혼합과 용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교환하기 때문에 플랑크톤의 급증은 결국 이 교환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남극해를 중심으로 대양에 광범위하게 플랑크톤을 증식시킬 경우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6∼21%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위스콘신대의 데이비드 쿠퍼 박사 등은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10%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철분 투여가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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