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보전금 수익서 제외/투자보수 등 비용 처리도『3천8백58억원의 흑자가 어떻게 6천억원의 적자로 뒤바뀔 수 있는가』
지난해 많은 흑자를 낸 시내전화사업(반경 30㎞내 근거리전화)이 6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로 바뀐 이유는 한국통신이 손익계산에 필요한 항목들을 멋대로 빼거나 첨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즉 명백한 수입항목이 수익에서 빠지고 반대로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별도의 비용항목이 시내전화사업의 영업비용으로 계산되면서 연간 3천8백58억원대의 흑자가 순식간에 6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적자로 둔갑한 것이다. 통신개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이날 『항목을 어떻게 잡느 냐에 따라 최소 3천여억원에서 최대 9천여억원의 흑자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항목은 적자보전금(NTS). 시내전화망을 이용하는 한국이동통신 데이콤 및 한국통신의 시외·국제전화사업 등이 한국통신 시내전화부문에 지급하는 이 비용은 세계적으로 시내전화사업자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적자보전금 2천2백45억원을 시내전화의 수익항목으로 잡지 않았다. 또 투자보수를 비용으로 산정, 연간 수천억원규모를 비용처리했다.
수익으로 잡아야하는 항목은 빼고 비용이 아닌 수천억원대의 항목을 비용으로 처리해 결국 3천8백58억원의 흑자가 6천억원이 넘는 적자로 뒤바뀐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통신의 시내전화사업 원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함께 객관적인 원가계산 기준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며 시내전화 인상방침도 당연히 백지화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정보통신부와 산하 연구기관과의 이같은 의견 불일치는 바로 국민부담과 직결된다. 물가안정을 이유로 각종 서비스요금을 동결하고 공산품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계처리를 엉터리로해 오히려 요금을 올린다는 것은 정부의 경제운영정책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수입금액을 횡령, 적자로 위장해 요금을 올렸던 서울시내버스 요금인상 사건과 그 성격이 비슷하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시내전화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원가산정 및 손익계산을 하지 않을 경우 98년 통신시장개방이후 선진국들에게 결정적인 통상마찰의 소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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