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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추기는 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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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추기는 대중문화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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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소설속 기혼남녀 잘못된 만남 등/불륜의 상상력 증폭한동안 세간에 화제가 됐던 TV드라마 「애인」의 인기는 우리사회 「바람」의 한 단면을 적절히 반영한 때문이었다.

소설과 영화, 연극으로 선보인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인기도 다름 아니었다. 농촌의 평범한 주부가 남편과 아이들이 여행을 떠난 사이 우연히 만난 바깥 세상 남자와 짧은 사랑을 나누고 이를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하는 내용이다.

주부의 가출을 다룬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도 비슷하다. 권위주의적인 남편을 떠나 가출한 주부가 가수의 꿈을 이루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간다는 줄거리는 잠재해 있는 여성들의 욕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3년전에 나온 영화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도 두쌍의 바람을 다뤘다.

「애인」이후에도 바람을 다룬 유사 드라마가 이어졌다. 「유혹」 「길위의 여자」 「갈증」 등. 「유혹」은 기혼남녀의 불륜을 미혼 남녀의 사랑처럼 소화해 낸 드라마로 30대 주부가 무능한 남편을 둔 채 옛 애인과 재회해 가정을 저버리는 내용이다. 아침드라마 「길위의 여자」는 남편이 친구와 바람이 나 가정파탄에 빠진 40대 여인이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드나들면서 의사와 맞바람을 피우는 내용. 「갈증」은 40대 유부남과 미혼모인 40대 여성의 불륜을 담았다. 이 유부남은 또 20대 미혼여성과도 관계를 맺는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는 삼류 소설가가 구원자로 여기는 유부녀와 바람을 피운다. 샐러리맨인 남편은 출장길에 여관방에서 티켓다방 아가씨를 불러 잠자리를 같이하는 등 얼키고 설킨 네 인물의 욕망과 허영, 갈등을 그렸다.

소설의 경우 상황은 더하다. 주부 약사가 유부남과 약국 조제실에서 정사를 벌이기까지 하는 「재즈 섹스」 등 바람을 다룬 소설은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술이 사회를 반영한다는 고전적인 인식에 따른다면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바람의 세기를 능히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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