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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메스 “충무로 찬바람”/검찰,영화사 대표 등 대거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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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메스 “충무로 찬바람”/검찰,영화사 대표 등 대거 소환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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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비리 척결차원 오랜 내사/외화수입 잡음·탈세에 수사초점/“올것이 왔다” 반응속 직배사 등 불똥 걱정영화계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로 충무로 영화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은 14일 국내 굴지의 영화사인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회장과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 등 주요 영화사와 극장대표들을 무더기로 소환, 대대적인 「영화계 사정」을 예고했다. 최근 합동영화사 대표 곽정환씨(66) 구속에 이은 이번 수사에 대해 영화계는 충격과 함께 최근 영화계의 혼탁상에 비추어 「예고된 파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검찰의 수사는 단순 첩보에 대한 일과성 수사가 아닌 구조적비리 척결 차원에서 오랜 기간 내사끝에 시작된 기획수사 성격이 강하다.

검찰고위관계자는 『수입시장에서 일본의 경우 자국영화사들끼리 수입가를 낮추는데 비해 우리는 과열경쟁으로 외화를 낭비하고 많은 비리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대한 검찰의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영화계에 따르면 실제 최근 국내업자들간의 과열경쟁으로 해외영화시장에서 5만달러짜리 영화가 50만달러에 수입되는 등 폐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특히 곽정환씨를 조사하면서 영화계의 비리가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 주변에서는 곽씨의 구속으로 대형 영화사간의 힘의 불균형이 생겨 형평성 시비가 일자 다른 주요영화사들로 수사를 확대했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의 영화계 비리 수사는 우선 외화수입비리와 탈세쪽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외화수입업자들이 이면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탈세하거나 해외로 자금을 빼돌렸는지 여부가 중점 조사대상이다.

또 영화제작·수입 뿐 아니라 자체 극장과 지방배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주요영화사와 극장들이 입장객수를 축소해 탈세하거나 문예진흥기금 등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는지 여부도 추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의 공무원들의 뇌물수수여부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검찰관계자는 『영화사들이 이미 비밀장부를 폐기해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성과가 나올지는 아직까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해 수사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한편 영화계는 검찰의 수사가 영화사업에 진출한 대기업과 직배사들에로 확대될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영화업계는 기존의 충무로업자들과 미 할리우드영화사의 직배사, 대기업의 3분할 체제를 이루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93년 대기업들이 영화사업에 참여하면서 가격경쟁을 주도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같은 상황탓에 영화계에서는 『고질적인 영화계비리에 메스를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결국 직배사와 대기업만 득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영화업계는 사상 초유의 검찰수사에 잔뜩 움츠리며 서초동 검찰청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온 신경을 곧두세우고 있다.<이대현·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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