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Kong Standard 11월14일자아버지의 책상 위에 놓인 사진틀 안에서 한 소년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엷게 미소짓고 있다. 아버지는 이 소년이 『똑똑한 10대였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종기씨는 『그는 자랑스런 아이였다. 어쩌면 자존심 때문에 부모에게 자신의 문제를 말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라며 긴 한숨과 함께 머리를 떨구었다. 아들 대현군(16)은 지난해 서울에 있는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승용차 지붕에 떨어져 살아났으나 그후 다시 뛰어내려 목숨을 끊고 말았다. 대현군이 남긴 메모에는 『동급생들이 괴롭혀서 삶이 힘들었다.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초 무역업을 그만두고 학원가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학원폭력에 대응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료 괴롭히기는 한국의 성패양단 교육체제에서 비롯된 한가지 문제에 불과하다. 규율은 엄하고 성공에 대한 압력은 거세다. 그리고 시험에 대비한 주입식 교육은 지독한 수준이어서 흔히 학교는 「시험지옥」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료 괴롭히기는 점점 큰 문제가 되어가고 있으며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가기를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자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보디가드를 고용하기까지 하며 어린이들은 『호루라기를 갖고 다니라』는 충고를 듣기도 한다.
지난 7월 서울 가정법원이 2,900명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의 남학생과 39%의 여학생이 금품갈취나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65%는 그 사실을 부모나 교사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동료 괴롭히기가 학교의 억압적인 분위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이들은 가정에서 더이상 전통적인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을 개탄하기도 한다. 섹스 범죄 폭력 등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TV와 비디오가 비난받기도 한다. 동료 괴롭히기만이 한국 학교내의 유일한 폭력은 아니다. 교사들은 성적이 나쁘거나 잘못 행동을 한 학생을 자주 때린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같이 학교체벌이 행해지는 곳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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