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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으로 그 사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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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으로 그 사람을 읽는다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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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이 암시하는 기호를 재미있게 분석한 책이 나왔다. 미국의 패션전문 기고가 토비 미르킨의 「드레스 코드」를 패션평론가 허준씨와 번역가 안종설씨가 번역, 최근 펴낸 「패션속으로」(새로운 사람들. 값 9천원)가 그것. 패션에 투영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재미있는 메세지들을 소개한다.자기 몸을 봐 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심한 노출증 차림의 여성은 자신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섹시한 외모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듯 하지만 실상 섹스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여성들이 많다. 자기 내부의 불만과 공백을 그런식으로 메우려는 허세다.

어깨 패드가 큰 상의와 헐렁한 바지의 남자옷 차림을 즐기는 여성들은 일견 강한 인상을 주고 여성미가 결여된 듯 하지만 실제로 남성에게는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킨다. 남자들로부터 동성애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출산의 부담이 없는 오락을 위한 섹스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런 연상은 옷을 입은 사람의 의도와는 별개다.

정면에 지퍼가 달린 옷은 미묘한 관능미를 자아낸다. 몸을 감싸주지만 한번 쓱 당기면 그대로 알몸이 들어날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지퍼나 단추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자기애의 한 형태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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