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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섬유가 아름답다/세탁·구김성·염색 등 천연섬유보다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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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섬유가 아름답다/세탁·구김성·염색 등 천연섬유보다 뛰어나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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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소재혁명 물결올해 패션계 최대뉴스는 소재에 관한 것이다. 종래 패션계 뉴스는 옷의 길이, 재단, 형태의 변화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에 집중된 것이 관례. 그러나 올해는 「인조섬유의 아름다움」이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소재이야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천연섬유=고급, 합성섬유=저질」이라는 등식은 사라지고 실크의 우아함과 캐시미어의 품격을 찬탄해 마지 않던 디자이너들은 이제 「합성섬유 다시 보기」라는 패러다임을 짜고 있다.

80년대 순면과 실크를 고집해 명성을 쌓았던 일본의 이세이 미야케는 올해 컬렉션 발표작 중 90% 이상을 인조섬유 제품으로 채웠다. 독일의 질 샌더의 클래식한 수트와 미국의 DKNY의 세련된 하프코트는 레이온과 아세테이트의 합성섬유로 만들어지고 있다. 헬무트 랑은 스포츠웨어에 쓰이는 합성섬유 에어텍스로 섹시한 레이스 드레스를 만들었다.

지아니 베르사체, 칼 라거펠트 등 패션계의 완고한 제왕들조차 『합성섬유 붐이야 말로 90년대 패션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합성섬유가 각광받는 원인은 세계적인 실용패션 붐 때문. 합성섬유는 내구성, 세탁, 구김성 등에서 천연섬유를 앞지르며 염색이 잘되고 값도 싸다. 제조기술의 발전으로 합성섬유는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을 주며 관능적인 선에 미래지향적인 세련미도 연출시킨다.

90년대 들어 계속된 패션계의 불황도 소재혁명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지난 15년간 멋쟁이 여성들이 신봉해온 「블랙=세련미」공식은 의류판매 부진으로 직결됐었다. 옷장 속에 검정옷을 쌓아 놓고 또 검정색 옷을 사는 것은 낭비로 여겨진 것. 화려한 색의 세계로 여성들을 다시 끌어들임으로써 의류매출을 증가시켜 보자는 노력이 염색견뢰도가 높아 다양한 컬러연출이 가능한 합성섬유 붐을 촉진시켰다는 분석이다.<외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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