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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신승철 박사/‘바람난 사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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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신승철 박사/‘바람난 사회’ 진단

입력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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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의식·경제력 향상따른 구조적 문제/가부장적 권위주의 기대/남성의 지배욕이 주원인사랑과 섹스와 결혼의 함수관계가 복잡해 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과 섹스는 별개라는 의식이 팽배해 지고 일회성 관계인 「캐주얼 섹스」도 퍼져가고 있다.

남편과 아내의 외도문제도 결국 이같은 사회적 흐름 속에 놓여 있다.

부부문제 상담가인 정신과 전문의 신승철 박사(44·광혜병원장)는 우리사회의 바람이 남성의 그릇된 의식과 여성의 경제력 향상에서 비롯한 것이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남성의 그릇된 지배욕을 들었다. 『남성다우려면 정력이 빼어나야 하고 가능한 한 많은 여성을 정복, 지배해야 한다는 잘못된 관념에 사로잡혀 있기가 십상입니다』

그는 또 가부장 의식이 결과적으로 죄의식마저 희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을 해보면 남성 대부분은 아직도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신세대 남편 가운데도 설사 맞벌이를 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기를 바라고 희생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장 콤플렉스」라고 할까요. 가정의 행복보다 사회적 성공을 우선시하고 사회생활 과정에서 일어난 외도에 대해서도 「사업상」 「사회적으로」란 변명으로 죄의식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아내에게 들키면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 빌면서도 속으로는 전혀 반성을 하지 않습니다』

반면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여성의 바람도 상당부분은 남편의 잘못에 기인하는 바 크다고 강조했다. 『남편의 바람은 아내의 맞바람을 낳고 심지어 가정을 풍비박산냅니다. 이제 남편들도 「돈만 벌어주면 되지」 「섹스만 잘 해주면 되지」라는 식으로 가정을 소홀히 한다면 아내들의 반란을 막을 길이 없을 겁니다』

물론 아내의 바람은 여성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핵가족화가 급진전한 80년대 이후의 현상이다. 시부모를 모시지 않아도 되고 많은 자녀를 낳고 키우지 않아도 되면서 시간여유가 생겼다. 또 아파트 거주가 늘어 나고 가전제품의 발달로 가사노동 시간이 급감한 것도 시간여유를 주었다. 『결혼 초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 키우기에 정신이 없던 주부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권태의 탈출구를 찾게 되지요. 익명을 보장하는 도시라는 공간도 외도를 늘린 요인입니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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