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3∼4명 더 있을것”안경사협회의 대정치권 로비의혹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속보로 진행되고 있고, 여권일각에서 파문의 조기진화를 재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번 파문의 진앙지는 다름아닌 정부와 여당이고, 국민들에게 심대한 충격을 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개인차원의 비리』라는 신한국당 고위 당직자의 주장은 좀체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신한국당 김철대변인조차 『유구무언』이라고 말할뿐 15일에도 이번 파문과 관련한 공식논평 한마디를 내지못했다.
정가주변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안경사협회의 로비행태가 매우 조직적이고도 집요하게 이뤄져 온 점에 유의하고 있다. 즉 안경사협회 관계자들이 검찰에 진술한 대로 1억5,000만원이 4·11총선에 나선 후보들에게 건네졌다면 나머지 1억1,700만원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안경테 연루의원」들이 좀더 있을 것이란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홍인길 유흥수 의원 외에 현경대 의원과 황명수 전 의원도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자 추측은 더욱 무성해지고 있다.
현의원은 『72년 대전지검 검사로 재직할 때 김태옥 회장이 검찰파견 경찰로 근무한적이 있어 알고 지내는 사이』라며 『15대 총선때 김회장이 제주도에 내려와 만난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 전의원은 『김회장을 본적도 없는데 왜 나에게 돈을 줬다고 하느냐』고 반문한 뒤 『법적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일부인사들은 안경사협회가 이유없이 정치자금을 모금해 특정정치인들에게 희사할 까닭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문제된 돈은 모두가 로비자금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가주변에는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들 외에 3∼4명 정도는 더 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유구무언인 신한국당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국민회의 자민련 등 야권은 연일 비난성명을 토해내며 정치공세의 고삐를 당기고있다. 야권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자세를 「정치적 축소수사」로 단정하고 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신한국당이 잔꾀로 이번 사건을 덮으려 한다면 한마디로 「벌거벗은 임금님」의 발상』이라고 했고, 자민련 심양섭 부대변인도 『현정권의 개혁과 사정이 민주계에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냉혹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경사협회의 정치권 로비의혹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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