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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데이트’‘스타가 당신을 찾아간다’(TV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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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데이트’‘스타가 당신을 찾아간다’(TV읽기)

입력
1996.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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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스타와의 만남/그러나 남는건 허탈감뿐스타는 인기와 자부심으로 산다. 이 모든 것은 「팬」으로부터 나온다. 대신 팬은 스타에게서 꿈과 대리만족을 얻는다. 가을개편 이후 등장한 KBS2 「TV데이트」(화 하오 8시25분)와 SBS 「스타가 당신을 찾아간다」(수 하오 7시10분)는 스타로부터 「꿈」을 먹고 사는 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팬에게는 「좀처럼 가까이 하기 힘든 스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스타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놀이공원을 거닐거나 촬영현장에 함께 가고 심지어 목욕까지 함께 한다. 스타는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진로문제, 이성문제 등의 고민을 들어주고, 수술을 앞둔 백혈병 소녀와 쿠키도 만들고 노래도 불러준다.

TV로만 보던 스타와의 만남은 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황홀한 순간이다. 엽서로, PC통신으로 하루 평균 1,000여건에 이르는 신청건수가 말해주듯 치열한 경쟁율이 만남을 더욱 귀중하게 해준다.

처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팬들은 며칠간 스타를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촬영현장, 스튜디오 한 구석에서 3,500원짜리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녹음에 열중하는 모습의 스타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방송이 끝나면 시청자들에게는 허탈감만 남는다. 스타는 더욱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로 떠나버린다.

스타는 팬과의 만남을 새로운 이미지 창출과 스타성 강화로 이용하고, 한바탕 소동이 끝나면 가버린다. 「인간적」이미지를 부여받음으로써 가공의 신화를 만든다. 인기정상의 가요가 표절이라고 자백하면서 가수활동을 중단한 김민종도 「TV 데이트」에서 시련을 딛고 잡초처럼 일어나는 「맨발의 청춘」으로 비쳐졌다.

팬은 스타의 볼모가 아니다. 스타는 무대에서 연기로, 노래로 자신의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스타」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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