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서교동 자택에서 서초동 법원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는 몇마디 말을 최흥순 비서관과 주고 받았다. 상오 9시1분 서울2보6747호 검정색 그랜저승용차에 탄 최 전대통령은 강북강변도로를 달릴 때 최비서관에게 말을 건넸다. 앞자리에는 최효순 경호대장이 타고 있었다.『얼마만이지』
『지난해 이맘때 시제때문에 출타하신 뒤로 딱 1년만입니다』
『정말 그렇구만. 벌써 1년이나 됐군』
최 전대통령은 구인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다가 옆에 따라붙는 취재차량들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최 전대통령은 『저러다 부딪히면 어쩌나, 저렇게 위험하게 하면 안되는데』라고 걱정했다고 최비서관은 전했다. 최경호 대장은 최 전대통령이 1년만의 차량외출 탓인지 약간 현기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최 전대통령은 자택 현관을 나서며 『아, 날씨가 쌀쌀하구만』이라고 혼잣말을 했으나 승용차에 오르기 전 『국민들에게 할 말씀은 없습니까』라는 기자들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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