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침입 옷·식량 등 훔쳐 도주/군 진돗개 발령·합동신문조 급파【주문진=곽영승·김관명 기자】 14일 낮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10리 4반 속칭 거무리마을 홍정표씨(54) 집에 거동수상자가 침입, 개를 죽인뒤 남자용 옷가지와 밥 등 식료품 다수, 취사도구 등을 훔쳐 달아나 군이 무장공비 잔당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진돗개 하나를 발령, 추적에 나섰다.
홍씨는 『상오 10시30분께 외출했다가 하오 3시50분께 돌아와보니 방안에 남자용 반코트, 밤색 바지, 양말이 있었으며 남자용 겨울 감색바지와 운동복 하의, 회색 오리털 파카, 러닝셔츠 3장, 팬티 2장, 취사도구 코펠, 금목걸이, 카메라, 밥 2∼3공기 등이 없어져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특히 개의 머리 등이 날카로운 흉기에 난자당해 처참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군은 홍씨의 신고에 따라 하오 7시20분 진돗개 하나를 발령, 수색작전을 펴는 한편 해상탈출에 대비해 해안경계를 강화했다. 경찰도 하오 8시30분부터 군과 함께 주요도로 등에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군은 수색에서 홍씨 인근에 있는 사람이 살지 않는 농막의 문고리가 뜯겨 있고 일부가 불탄 것을 발견, 범인이 이 곳에 머무르다 장소를 옮기면서 흔적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홍씨 집이 강릉―주문진 7번국도에서 내륙쪽으로 2㎞ 떨어진 오지의 외딴 집이며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버리고 두툼한 겨울옷으로 바꿔 입은 점, 장롱 속에 있던 현금 20만원을 꺼낸뒤 방안에 버려두고 식료품을 주로 가져간 점 등으로 미루어 무장공비 잔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군은 합동신문조를 현장에 파견, 유류품과 지형 등을 중심으로 조사중이다. 군은 수상한 사람이나 식품 등이 없어지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 날 밤 11시 군단 합동신문조가 1차 현장조사를 한 결과 보온용 의류와 음식물을 가져가고 개를 칼로 난자한 점에서 무장공비 잔당일 가능성이 있으나 꽃병의 국화를 칼로 베고 비상식적으로 많은 양의 물품을 훔쳐간 점에서 정신이상자나 단순절도범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괴한 출현장소가 북한 무장잠수함이 좌초된 강릉시 안인진리에서 북쪽으로 24㎞ 떨어진 지점이라고 밝혔다.
군신문조는 이날 홍씨와 부인 정형숙씨(50)가 외출한 뒤 상오 11시30분께 우편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홍씨 집에 들렀을 때 방문이 잠겨 있어 현관에 편지를 놓고 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낮 12시께 침입, 1시간 가량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조는 또 거동수상자가 하오 1시께 도주했을 경우 도주 가능거리가 북쪽으로는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 서쪽은 소금강 입구, 남쪽은 사천면 강릉공원묘원까지로 보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목지점에서 매복작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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