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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수뢰 정말 몰랐을까/이성호씨 비리 파문­검찰수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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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수뢰 정말 몰랐을까/이성호씨 비리 파문­검찰수사 안팎

입력
199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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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불구 본인 “몰랐다” 강변에/사법처리 어렵다 결론 내린듯검찰은 13일 이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부인 박성애씨가 안경사협회에게서 1억7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함으로써 안경사협회 로비사건은 「속전속결」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검찰은 이날 이 전장관을 소환 조사했지만 일단 사법처리는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 내리고 귀가조치했다. 이 전장관이 부인의 자금수수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는데다 당시의 여러 정황도 이 전장관의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장관이 ▲특별감사를 통해 안경사협회의 로비자금 모금액을 회원들에게 반납토록 지시했고 ▲김태옥 안경사협회장이 부인 박씨에게 1억원을 전달하기 전날 집앞에서 서성이던 김씨에게 『할 얘기가 있으면 사무실로 찾아오라』고 쫓아보낸 사실 등이 확인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또 로비소문이 퍼지자 이 전장관이 김씨를 불러 호되게 질책했고 박씨 역시 『검찰출두 당시까지도 남편에게는 숨겼다』고 진술한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안경사협회 로비사건은 협회의 내분에서부터 출발됐다. 안경사협회는 94년 3월 복지부가 『안경사가 아닌자도 안경테를 팔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치명적 타격을 입자 지난해 10월 안경테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기 위해 회원들로부터 2억6천여만원의 특별회비를 거두어 로비자금을 마련했다. 김회장은 「고공로비」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 전장관측에 1억7천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목적이 관철되지 못한데다 이 전장관마저 총선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물러나 내분이 생겼고, 황영창 안경사협회 전 감사가 지난달 김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사건의 전말을 살펴볼 때 이 전장관이 부인의 수뢰사실을 몰랐다고 단정하기엔 석연찮은 대목이 많다. 우선 박씨가 1억7천만원을 뇌물로 받으면서 남편에게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로비의혹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는데도 이 전장관만이 부인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까지도 금품수수사실을 몰랐다는 것도 의문이다.

이장관의 자금사용처와 복지부의 수뢰 은폐여부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부인 박씨는 「개인빚 청산」을 내세웠지만 수뢰 당시가 총선직전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이 돈이 선거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박씨가 뇌물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안경사협회에 특별회비 반납을 지시하는 등 로비의혹을 불식하기위해 강경조치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 전장관의 수뢰사실을 숨기기위한 복지부 차원의 의도적 은폐인지, 부실감사인지는 수사로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이태희 기자>

◎수사 뒷얘기/약속어음 대질에 부인 입열어/“남편 몰래 계하다 깨져 빚더미에”/계 규모·참여인물 무성한 추측도

○…검찰이 13일 이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부인 박성애씨를 안경사협회로부터 1억7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격 구속함에 따라 안경사협회 로비사건은 초고속으로 일단락됐다. 검찰은 이 전장관을 이날 소환 조사했으나 부인의 뇌물수수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귀가조치했다. 검찰에서 이 전장관은 『아내 대신 구속되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고, 검찰도 이 전장관 부부의 대질신문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장관은 하오 5시로 예정된 이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하오 4시45분께 검찰에 출두, 특수1부 성윤환 부부장의 방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전장관은 국회비서관 한 명과 함께 포텐샤승용차로 서울지검에 도착,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말한 뒤 엘리베이터로 갔다.

○…이 전장관은 고려대 법대 동문인 검찰고위간부가 12일 낮 전화를 걸어 수뢰여부를 묻자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으나 이날 밤 부인이 수뢰사실을 시인했다는 소식을 다시 전하자 『나는 정말 몰랐다. 그렇다면 사표를 써야지』라며 침울해 했다는 후문이다.

○…부인 박씨는 12일 하오 3시께 검찰에 출두할 때까지도 이 전장관에게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 전장관의 비서관은 전했다. 박씨는 뇌물수수여부를 완강히 부인하다 13일 상오 5시께 자신이 안경사협회장 김태옥씨에게 건넨 「약속어음」을 제시하고 대질까지 시키자 『남편은 절대 모르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씨가 준 어음 3장은 김씨 등이 돈을 돌려줄 것을 재촉하자 시중에서 할인가격으로 유통되는 「딱지 어음」을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김회장이 운영하는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춘 것이 인연이 돼 집과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돈을 받았다. 박씨가 『계가 깨져 남편 모르게 큰 빚을 졌는데 김씨에게 받은 돈을 털어 넣고도 메우지 못했다』고 진술, 계규모와 참여인물들에 대해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다.<이태희·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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