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멸시 행동에 불매·고소 잇달아한동안 잠잠하던 미국사회의 인종차별 문제가 또다시 표면화하고 있다.
텍사코 정유회사 간부들의 흑인종업원들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발단이 돼 흑인사회가 불매운동에 돌입한데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는 에이비스(AVIS) 렌터카 회사가 흑인고객들에게 자동차 대여를 거부한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같은 사태는 캘리포니아주가 5일 실시된 선거에서 소수계에 대한 우대정책을 반대하는 「주민발안 209호」를 통과시킨 이후 백인 주류사회에 대한 소수민족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인종차별에 따른 흑인 및 히스패닉계 등의 과격시위가 발생할 경우 엉뚱하게도 한국계가 커다란 피해를 본 사례에 비추어 우려되는 조짐들이다.
텍사코사는 최근 일부 회사간부들이 흑인직원들을 「깜둥이」로 부르며 능멸하는 대화내용이 담긴 비밀 테이프가 뉴욕타임스에 폭로된 뒤 제시 잭슨 목사를 비롯한 흑인 지도자들과 면담을 갖고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잭슨 목사는 12일 피터 비주르 텍사코 회장과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때 텍사코사 주유소는 그냥 지나쳐라』면서 불매운동에 돌입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 제2의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점들은 흑인 여성고객들에게 렌터카 대여를 거부한 혐의로 피소됐다. 원고측인 40대의 한 흑인여성은 『에이비스사 직원들이 나이를 캐묻고 의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무턱대고 「당신에게는 차를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해 심한 모욕감과 당혹감을 느꼈다』고 분개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