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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관비리냐…” 참담/이성호씨 비리 파문­청와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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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관비리냐…” 참담/이성호씨 비리 파문­청와대 표정

입력
199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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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진노넘어 통탄/“남편이 부인 수뢰 몰랐다니 누가 믿겠나”/올 장관 10명 교체 “인사 난맥상”평 말 잃어청와대는 13일 이성호 전 보건복지장관의 전격경질에 대해 『성역없는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다시한번 보인 것』이라고 말했지만 참담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현정부출범과 더불어 부정부패 척결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장관중 뇌물사건에 연루된 사람만 이형구 전 노동·이양호 전 국방장관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가 되는 셈이니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다. 특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로명 전 외무장관을 경질한지 불과 7일만에 또다시 현직장관을 비리의혹으로 교체하게 된데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같다. 더욱이 이번 일로 인해 올해들어서만 이런저런 이유로 6차례의 보각을 통해 10명의 장관을 교체해 자칫 「인사정책의 난맥상」이라는 평을 듣게 됐다.

김영삼 대통령도 이날 신임보건복지장관을 임명하는 자리에서 「비통한 마음」을 토로했다. 김광일 비서실장은 『김대통령은 취임초부터 고위공직자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그토록 강조해왔는데 아직도 고위공직자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평소 김대통령은 이 전장관을 『장관중에서도 보기드물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두번이나 보건복지장관에 기용했을 정도로 평소 신임이 두터웠다. 그러나 12일 저녁 비리사실을 보고받고 진노의 수준을 넘어 통탄을 금치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 전장관의 경질은 김대통령에게 검찰수사결과가 보고된이후 불과 16시간만에 후임장관이 결정되는 전격적 수순을 밟았다. 12일 하오 6시30분께 김비서실장으로부터 『부인이 수뢰사실을 자백했다』는 보고를 받은 김대통령은 즉시 『총리로하여금 이장관을 불러 사실을 확인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하오 7시 이수성 총리는 김비서실장, 문종수 민정수석과 함께 이 전장관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불러 검찰수사결과를 알려줬다. 이에 이 전장관은 『검찰수사결과가 그렇다면 사실일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즉석에서 사표를 썼다.

김대통령은 13일 아침 로마출장을 위해 이총리가 비행기를 타기전에 전화로 후임자문제를 상의했고 상오 10시40분께 APEC과학기술각료회의에 다녀온뒤 윤여준 대변인을 불러 인선내용을 불러줬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신속히 후속조치를 취한 것은 정부가 안게될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의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청와대측은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또 『앞으로도 유사한 경우가 발생하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인이 그처럼 많은 돈을 받았는데 남편이 몰랐다고 하면 어느 누가 믿겠느냐』며 『이 부분에 대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일 이 전장관의 관련사실이 검찰수사를 통해 드러나면 역시 사법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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