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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5/‘동의보감’ 등 전통의서엔 기록없어(역사속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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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5/‘동의보감’ 등 전통의서엔 기록없어(역사속의 질병)

입력
199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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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암의 존재를 알았지만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치료법이 있을 리 만무했다. 「동의보감」등 우리 전통의서에서는 암에 대한 기록을 거의 볼 수 없다. 암이나 종양 등의 단어가 없거니와 비슷한 개념을 찾기도 어렵다. 그런데 일각에는 『전염병에는 현대의학이 효과적이지만 암과 같은 만성병에는 전통의학이 더 낫다』는 신화가 퍼져 있다. 예전에는 암이 발병할 나이까지 산 사람이 많지 않아 암 발생이 적었고, 암에 걸렸어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마치 당시의 의학덕분에 사람들이 암에 의한 고통을 별로 받지 않은 것으로 오인한 게 아닐까.암 연구도 다른 만성질환처럼 현대에 접어들어 본격화했다. 그 결과 여러 진단기술과 함께 수술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등 세가지 기본 치료법이 개발됐다. 최근에는 면역요법과 유전자요법이 새로 도입되면서 암정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완벽한 암 치료법이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의학이 만능이라고 주장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완전하지 못하다고 그 효능마저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각고의 노력끝에 개발한 기술이나 지식보다 「도사가 영감을 통해 얻는 비법」이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천지산파동」에서 보았듯이 그런 「비법」을 검증조차 하지 않은 채 사실인양 보도하는 것도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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