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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노인 “집념의 3수”/수능 시험장 주변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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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노인 “집념의 3수”/수능 시험장 주변 스케치

입력
1996.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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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년 부전자전 최연소 기록 도전/교내폭력 구속 학생 형사동행 시험도「진인사대천명」. 생애 가장 긴 시간이었다. 수험생들은 13일 외국어영역 시험이 끝나자 시험장 정문앞에서 합장하며 종일 애태우던 어머니 손을 잡고 서둘러 귀가했다.

○…서울 한성고에서 시험을 치른 전국 최고령 응시자 이근복씨(72·마포구 아현2동)는 이번이 3번째 도전. 농사를 짓다 못배운 한을 풀기 위해 88년부터 주경야독,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94년부터 대입에 응시, 연거푸 낙방한 이씨는 『기력이 떨어져 공부하기가 힘들지만 낙방해도 재도전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올해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전국 최연소 응시자로 대전상고에서 시험을 본 박무혁군(13)은 중학 1년때 검정고시에 합격, 15세때 대학에 진학한 박운수씨(45)의 아들이어서 과연 아버지의 기록을 깰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여의도중에서 시험을 본 뇌성마비자 약시자 등 장애인 1백7명도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해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시험장을 나왔다.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 보치아종목 개인·단체전에서 금·은메달을 딴 김해룡군(20·삼육고 3년)은 『용인대 체육학과에 진학, 운동을 계속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폭력서클을 결성, 학생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된 이모군(18·K상고 3년)은 동행한 종로경찰서 강력반 형사 3명의 보호아래 선린중에서 시험을 본 뒤 경찰서 유치장으로 직행했다. 목영언 서장은 『이군 부모가 간곡히 요청한데다 검찰도 응시기회를 주라고 지시해 형사를 동행시켜 시험을 보게 했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난뒤 신촌일대는 수험생들과 이들을 데리러 온 승용차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성중에서 시험을 치르고 학교친구 2명과 함께 신촌을 찾은 정모군(18·이대부속고 3)은 『해방감을 만끽하기 위해 주점이나 나이트클럽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H공고학생 10여명은 무리를 지어 길거리에서 고성을 지르고는 H나이트클럽으로 몰려 들어갔다. 또 최모양(18·경기여고 3)은 『부모님이 시험이 끝나면 수능턱을 내기로 했다』며 어머니 유정숙씨(45)와 함께 그레이스백화점에서 숙녀복 정장을 사기도 했다.<서사봉·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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