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차」 보고 “태워달라” 손짓/틈새시간 수영·헬스·어학공부혼잡통행료 때문에 생활에 변화가 일고 있다. 출근시간이 빨라지고 퇴근시간은 늦어졌다. 차를 집에 두고 「나홀로 차」를 노리는 「히치하이킹족」도 등장했다. 남산 1, 3호터널을 피해 직장까지 최단거리 코스를 찾느라 지각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험주행하는 샐러리맨도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출퇴근시간.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혼잡통행료 실시 첫 날인 11일 상오 7시이전 터널통과차량은 종전보다 20%, 이 날은 30%가량 증가했다. 조기출근하거나 하오 9시이후 귀가길에 오르는 샐러리맨들이 「틈새시간」을 활용하는 곳은 헬스클럽 수영장 등 스포츠센터나 외국어학원, 사우나 등이다. 사무실에서 잔무를 처리하는 실속파도 많다. 종로에서 엔지니어링회사를 운영하는 김수철씨(37)는 『2천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실력을 기를 좋은 계기라고 생각돼 12월부터 새벽 외국어학원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고다외국어학원 김선영 주임(27)은 『직장인들의 하오 7∼9시 강의문의가 폭증, 12월 등록은 시작직후 마감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카풀족도 많지만 딱히 시간을 정하지 않고 「나홀로 차」에 편승하는 「히치하이킹족」도 등장했다. 분당이 집인 삼환기업 경영정보팀 이종근 부장(49)은 『11일 퇴근길에 중앙극장 앞에서 태워달라고 손짓하는 시민 몇명을 태웠는데 말벗도 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수유리―방배동구간을 출퇴근하는 영업사원 이모씨(31)는 최단시간 코스를 찾기 위해 11일부터 이 도로, 저 도로를 모두 다녀보기로 하고 실행중이다. 덩달아 대형서점의 도로교통지도 판매량도 부쩍 늘었다. 교보문고 박유순씨(21)는 『도로교통지도가 지난 주보다 20∼30% 늘어난 하루 평균 20여부씩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행료가 면제되는 소형승합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아자동차 퇴계로지점 이호열 지점장(49)은 『10월 중순이후 소형승합차 구입문의가 평균 10∼20%가량 늘어나 하루평균 25∼3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업체는 혼잡통행료 정액권을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구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그룹홍보실 관계자는 『식상한 상품권 대신에 혼잡통행료 정액권을 구입,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홍덕기·박일근 기자>홍덕기·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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